2015년형 쌍용 코란도 C는 엔진과 변속기의 개선을 통해 중 저속 구간에서의 성능을 향상시켰고, 일부 편의 장비를 개선했다. 코란도 패밀리의 핵심 모델인 만큼 쌍용차 안에서 중심을 잡겠다는 의지가 잘 표현됐다. 발빠른 페이스리프트 후에도 지속적인 개선으로 상품성을 높여나가고 있다.
지난 1월 쌍용자동차는 자사 라인업의 2015년형 모델들을 선보였다. 하지만 뒤이어 티볼리가 등장하면서 시선은 모두 티볼리에게로 쏠렸고, 다른 모델들은 나름 경쟁력 있는 개선을 이뤘음에도 제대로 조명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다행히 티볼리가 순항 중이어서 형들이 잠시 관심을 덜 받은 것도 크게 아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이제서야 눈을 돌려 착실한 개선 행보를 걷고 있는 코란도 C 2015년형 모델을 만났다. 보통 페이스리프트 정도는 돼야 주목해서 볼 만한 변화가 있기 마련인데, 쌍용은 연식변경 모델에 파워트레인 변경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물론 기존 변속기에 대한 불만이 많았던 점을 고려하면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쌍용의 규모를 생각하면 과감한 결단임에 틀림없다.
변속기 교체와 더불어 엔진 성능 조율까지 마친 코란도 C를 서울 역삼동에서 강원도 강촌까지 코스에서 만났다.
우선 개선의 가장 핵심 사항인 변속기는 기존 비트라에서 토요타 계열 아이신 AW 2세대 자동 6단으로 바뀌었다.
엔진은 다이나믹 에코 LET 엔진으로 중 저속 구간에서 최상의 성능을 낼 수 있도록 기존 2~3000 rpm에서 나오던 최대토크를 1500~2800rpm에서 나오도록 조정했다. 아쉬운 것은 이로 인해 최고출력이 182마력에서 149마력으로 떨어진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최고출력이 낮아진 것일 뿐 실용영역 구간에서의 힘은 더 높아졌다고 볼 수 밖에 없다. 결국 판단은 직접 차를 타 본 후에야 할 수 있는 것이다.
첫 번째 구간에서는 직접 운전하지 않고 동승했다. 동승석에서 느껴지는 점은 아주 잘 조율된 하체의 매력이었다. 충분히 안정적이면서 부드러움도 크게 해치지 않았다. 주행 감각이 승용차와 매우 비슷하다. 코란도 C는 동급 모델 중 지상고와 시트 포지션이 다소 높은 편임에도 매우 안정적인 주행감각을 갖고 있다는 점이 매우 큰 장점이다.
두 번째 구간에서 운전대를 넘겨 받았다. 우선 고속도로에서는 분명하게 가속력이 향상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출발하면서부터 여유가 돋보였고, 주행 중 추월 가속 시에도 꽤 경쾌한 가속이 가능했다. 수치상 최고출력이 낮아진 부분은 실제 주행에서 전혀 아쉽게 여겨지지 않았다. 하지만 경쟁모델들과 비교한다면 살짝 아쉬울 수도 있을 것 같은 가속력이었고, 아직 새 차임을 감안할 때 중고속 영역까지 뻗어주는 부분에서도 아직은 덜 숙성된 느낌이 남았다.
국도 구간으로 들어서자 앞서 언급했던 안정적인 하체가 돋보였다. 분명 롤 센터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코너에서도 전혀 허둥대지 않고 안정적으로 주행하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변속기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제품을 적용한 만큼 신뢰도가 무척 높아졌다. 매끄러운 변속과 함께 수동 변속에서의 조작 반응도 좋은 편이다. 다만 수동모드 조작 방식은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기어 레버 좌측에 위치한 조그만 토글 스위치는 조작이 불편하고,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고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도 않다. 스티어링 휠에는 기어 변속 버튼이 좌우에 각각 ‘-’와 ‘+’가 배치되어 있는데, 손가락이 쉽게 닫는 위치도 아니고, 쉽게 조작할 만큼 크지도 않다.
마침 터닝 포인트 주변에서 강가로 내려 갈 수 있는 곳을 발견하고 약간의 오프로드 분위기를 연출해 봤다. 그런데 동급 컴팩트 SUV들로서는 쉽게 엄두를 내기 어려운 자갈길로 성큼성큼 들어 설 수 있는 높은 지상고와 SUV의 명가 쌍용이 다듬은 4륜 구동은 멋진 궁합을 보여줬다. 크로스오버에 가까운 도심형 소형 SUV인만큼 험로 주행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무척 만족스러운 오프로드 성능이었다.
그리 험한 오프로드 코스는 아니지만 자갈길과 모래톱, 얕은 물길을 넘나들면서 기자들은 신나게 오프로드 분위기를 즐겼다. 이 부분 만큼은 확실히 경쟁 모델 대비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디자인에서 큰 변화는 없다. 이미 데뷔 2년 만에 과감하게 페이스리프트를 단행하면서 완성도를 크게 높인 디자인이어서 여전히 만족도가 높다고 볼 수 있다.
인테리어에서도 디자인적인 변화는 거의 없고, 일부 사양에서 개선이 이뤄졌다.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풀플랫이 가능한 2열 다이브 시트다. 보통은 시트 등받이만 앞으로 접힐 경우 완전히 90도로 꺾어지지 않고 약간 비스듬히 누워서 평평한 바닥을 만들기가 어려운데, 이번 코란도 C는 시트 방석 부분이 살짝 내려가면서 등받이가 완벽하게 접혀서 매우 평평한 화물공간을 연출할 수 있다.
특히 2열 시트의 등받이 각도가 경쟁모델 대비 크게 조절되는 점은 익히 많이 알려진 이야기다. 거기다 2열 히팅도 방석 뿐 아니라 등받이 부분까지 다 적용돼 있고, 2열 바닥에 불룩하게 튀어나온 부분이 없이 평평한 바닥인 점 등에서 2열 거주성에 많은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인다.
열선 스티어링 휠과 운전석 통풍시트 등도 충실하게 갖췄다. 그 외에도 동급 최초로 룸 램프에 LED를 적용했고, 도어 안쪽 패널에 소프트 필링 페인트를 적용해 편안한 실내 분위기 연출을 도왔다.
오디오는 상위 트림에는 프리미엄 급인 인피니티 오디오가 적용되어 있는데, 기본 트림 오디오에도 국내 최초로 마그네슘 진동판을 적용한 스피커를 장착해 상당히 뛰어난 사운드를 제공하게 되었다고 한다.
2015 코란도 C는 연식변경 모델이지만 매우 알차고 실질적인 상품 개선을 이뤘다. 무엇보다 고객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과감하게 파워트레인의 개선을 이룬 부분이 높이 살 만하다. 다양한 편의 장비의 확대 적용도 주목할 만하다. 그리고 시승을 통해 확인한 동급 최고 수준의 오프로드 주행 성능은 코란도라는 이름에 걸맞은 반가운 선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