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지난 1월 15일 ‘더 뉴 벨로스터’, 21일 ‘더 뉴 i30′에 이어 25일 ‘더 뉴 i40′를 잇달아 선보이면서 PYL 브랜드 삼인방의 부분변경 모델을 모두 출시했다. 그간 저조한 판매를 보여 온 PYL 브랜드 모델들이 개선된 상품성과 성능, 효율을 앞세워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PYL(Premium Younique Lifestyle)은 현대차가 20~30대 젊은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지난 2011년 선보인 브랜드. 그러나 지난 4년 간 수천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테마송 제작, 할로윈 파티 개최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 해 월평균 판매량은 벨로스터가 200대, i30가 800대, i40가 400대 선. 현대차의 시장 점유율이 지난 해 41%에 육박하는 것을 고려하면 PYL 모델의 판매량은 현대차 내에서도 최저 수준인 셈이다.
현대차는 젊은 세대에게 어울리는 개성과 라이프스타일을 강조했던 기존의 PYL 브랜드의 마케팅 방향성을 전면 수정, 7단 DCT(더블 클러치 변속기) 등 최신 기술력을 통해 달성한 수입차에 버금가는 효율성과 뛰어난 성능을 앞세워 벨로스터·i30·i40의 판매 신장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제일 먼저 선보인 더 뉴 벨로스터는 디자인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좋았던 만큼 외관 상의 변화는 최소화했다. 익스테리어는 라디에이터 그릴 테두리에 메탈 컬러가 적용되고 18인치 다크 스퍼터링 휠이 신규 도입되는 것이 가장 눈에 띄는 변화. 또 3종의 신규 일반 외장컬러(다즐링 블루, 커피빈, 미스티베이지)와 디스펙 전용 신규 무광 컬러 2종(애시드 카퍼, 블루 스프린터)이 추가되어 젊은 소비자층의 개성을 반영하였다.
한편, 인테리어는 신규 디자인 스포츠 버킷 시트와 아날로그 타입 계기판, 신규 가죽 스티어링 휠이 적용되었고, 특히 레드, 그레이, 오렌지, 블루 등 4가지 투톤 인테리어 컬러를 적용하였다. 최근 드레스업 튜닝으로 유행 중인 컬러 시트벨트를 적용한 것과 세계 최초로 엔진 사운드를 직접 튜닝할 수 있는 사운드 이퀄라이저, 최신 블루링크 2.0 내비게이션이 적용된 것도 돋보이는 부분. 전체적으로 큰 터치의 변화는 없지만 내실을 다지는 부분변경이 이뤄졌다.
성능 면에서는 고성능 라인업인 터보 디스펙 모델에 최초로 7단 DCT를 적용하여 성능과 효율을 동시에 개선했다. 공인연비 역시 4% 향상된 12.3km/L로 개선되었으며, 32비트 MDPS도 함께 적용되었다.
한편, 동급 수입모델인 폭스바겐 골프에게 월 판매량에서 뒤쳐지는 굴욕을 맛봐야 했던 i30도 라인업을 전면 손질하면서 수입 준중형 해치백들을 정조준했다. 우선 싱글프레임 그릴 적용과 함께 주간주행등이 추가된 안개등, 신규 알로이 휠 추가 등의 디자인 변화가 이뤄졌다.
인테리어도 마찬가지로 큰 틀의 변화는 없지만 마감재질을 개선하고 스포츠 사양인 디스펙 모델에 투톤 레드 버킷 시트와 레드 시트벨트 등 스타일 패키지가 적용된다. 블루링크 2.0 내비게이션 적용 역시 동일한 변화이다.
파워트레인 면에서는 1.6L 가솔린이 단종되고 가솔린 라인업은 2.0 GDi 엔진을 탑재한 2.0 가솔린, 전용 서스펜션과 스티어링 시스템(다이내믹 드라이빙 시스템)이 적용된 2.0 디스펙으로 이원화되었으며, 1.6 디젤 트림은 유로6 기준을 충족하는 최고출력 136마력의 신규 엔진으로 변경되었다. 특히 디젤 트림에는 7단 DCT와 ISG가 적용되면서 기존대비 10% 향상된 17.8km/L의 연비를 기록한다.
PYL 브랜드의 맏형인 i40는 세 모델 중 가장 극적인 변화가 이뤄졌다. 특히 익스테리어의 변화는 괄목할 만한데, 싱글프레임 라디에이터 그릴과 함께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의 바이펑션 헤드램프와 LED 안개등이 적용되었다.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 역시 면발광 LED를 신규적용하고 4종의 알로이 휠 디자인도 전면적으로 바뀌었다.
인테리어도 최신 트렌드에 맞게 단정한 블랙톤으로 정리되었으며, 디스펙에는 카본 트림이 추가된다. 또 세단 전 모델에 스마트 트렁크가 기본 적용되고 블루링크 2.0 내비게이션이 탑재되는 등 편의사양이 개선되었다.
파워트레인은 유로6를 충족하는 신규 1.7 디젤 트림이 주력으로, 7단 DCT와 ISG를 적용해 복합 16.7km/L의 연비를 달성했다. 또 안정적인 코너링 성능을 확보해주는 선회가속 제어장치(ATCC) 및 32비트 MDPS가 신규 적용되었고 NVH 대책 설계가 개선되었다. 디스펙 모델은 뉘르부르크링과 아우토반 등 유럽 현지에서 주행 테스트를 거쳐 다이내믹한 드라이빙 성능을 강화했다는 것이 현대차의 설명이다.
이처럼 PYL 라인업이 모두 새단장을 마치면서 과연 DCT와 유로6 신규 디젤엔진 도입을 통해 세 모델의 판매가 탄력을 받을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기존 PYL 마케팅의 타겟 방향성이 잘못되었다는 지적 또한 이어지고 있어 PYL 모델들의 성공을 확신하기는 어려운 상황. 차종 선택의 다양성을 강화하는 것은 좋지만 이미 수입차들이 프리미엄 준중형과 디젤 시장을 선점해 세 모델의 앞날은 더욱 불투명하다.
더욱이 i30와 i40가 뒤늦게 디젤 라인업의 상품성을 개선했지만 국제유가 폭락으로 디젤 판매가 줄어들고 있는 것 또한 현대차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PYL 브랜드 마케팅은 단순한 판촉 차원이 아닌 유러피언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는 이미지 제고 마케팅의 성향을 함께 가지고 있는 만큼, 벨로스터·i30·i40 세 모델의 단순한 판매량보다는 현대차 브랜드 내의 위치를 확고히 하는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특히 기존의 PYL 마케팅과는 달리 차종 별 아이덴티티를 더 강조하는 방향으로 마케팅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미 i40의 경우 PYL 통합 광고가 아닌 i40만 출연하는 TV CM이 방송되고 있다. 개성이나 성능 등 차종 별로 다양한 특성이 있는 만큼 보다 세분화된 홍보를 진행한다는 것.
7단 DCT로 재무장한 PYL이 ‘현대차의 실패작’이라는 오명을 벗고 수입차들에게 빼앗긴 점유율을 탈환할 수 있을 것인가? 세 모델의 가격은 벨로스터 1,995~2,370만 원(자동변속기 및 DCT 기준), i30 1,890~2,190만 원(자동변속기 및 DCT 기준), i40 2,495~2,955만 원(가솔린 기준-디젤 모델 250만 원 추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