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시장이 힘들다는 건 이제 다 옛날 이야기가 됐다. 2015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는 대중적인 모델이나 친환경차 이외에도 각 브랜드가 굵직한 고성능 모델들을 선보이며 이미지 메이킹에 나섰다.
그 중에는 안방시장을 지키려는 미국 회사들의 신차 뿐 아니라 오랫동안 사람들이 기다려온 슈퍼카도 있고, 새로운 세그먼트에 뛰어드는 고성능 모델도 있다. 또 공략이 어렵기로 소문난 미국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스포츠카도 있다. 그래서 모아봤다. 2015년 미국 자동차 시장을 뜨겁게 달궈 줄 고성능 신차 Best 8. 어느 한 대 매력적이지 않은 모델이 없으니 기대해도 좋다.
2017 올-뉴 포드 GT
첫 번째 타자는 포드의 고성능 모델 계보를 잇는 새로운 포드 GT이다. 1966년 르망 24시 내구레이스에서 1-2-3위를 휩쓴 이래 수많은 모터스포츠에서 놀라운 기록을 세워 온 포드 GT의 2세대 양산형인 셈. 2004년 레트로 스타일로 부활한 포드 GT는 이제 여느 슈퍼카 못지 않은 아름다움과 역동성을 두루 갖췄다.
2세대 포드 GT는 터보차저를 적극 도입 중인 포드의 방침에 따라 3.5L V6 트윈터보 에코부스트 엔진을 탑재한다. 아메리칸 슈퍼카가 V8이 아니라는 것은 다소 아쉽지만, 성능은 1세대보다 대폭 향상되어 600마력을 가뿐히 넘을 전망이다. 여기에 경량 카본파이버와 알루미늄 소재가 대폭 적용되어 출력당 무게비는 경쟁모델보다 월등히 뛰어나다는 것이 포드의 설명이다.
캐딜락 CTS-V
GM은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럭셔리 브랜드인 캐딜락을 고성능 선봉장으로 내세웠다. 신형 CTS-V는 112년의 캐딜락 역사상 가장 빠른 모델이다. 넓어진 메쉬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공격적인 바디킷이 내뿜는 포스는 동급 경쟁자들을 압도한다.
신형 6.2L V8 슈퍼차저 엔진은 최고출력이 640마력, 최대토크는 87.2kg.m에 달한다. 차체는 경량화와 보강이 동시에 이뤄졌으며 캐딜락의 전매특허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과 전자식 LSD, 민첩한 8단 자동변속기 등이 어우러져 최강의 퍼포먼스를 자랑한다. M5, E63 AMG, RS6 등 경쟁자들은 새로운 괴물의 등장에 바싹 긴장해야 할 것이다.
어큐라 NSX
오래도 기다렸다. 일본 최초의 슈퍼카로 불리는 NSX가 2005년 단종된 이래 혼다는 컨셉트카와 프로토타입만 끊임없이 내놓으며 2세대를 기다리는 팬들을 애태웠다. 그리고 NSX 출시 25주년이 되는 올해, 10년 만에 NSX는 현대적인 슈퍼카가 되어 돌아왔다.
새로운 NSX는 최신 트렌드에 맞춰 스포츠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했다. 3.7L V6 트윈터보 엔진에 3개의 전기모터가 더해지고, 9단 듀얼클러치 변속기가 맞물린다. 최고출력은 550마력에 달하지만, 전기모터 2개는 앞바퀴에 연결되어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다. 복합소재 도입으로 비틀림 강성은 높아졌지만 무게는 가벼워졌다. 오래 기다려 온 2세대 NSX는 이르면 올 여름부터 판매가 시작될 예정이다.
렉서스 GS F
렉서스가 조용하고 얌전한 차만 만든다는 편견은 버리자. IS F, LF-A 등 고성능 모델을 착실히 만들어 온 렉서스가 마침내 새로운 고성능 세단을 선보였다. GS F의 등장을 통해 기존에 판매되고 있는 GS 세단의 디자인 변화도 점쳐볼 수 있다.
5.0L V8 자연흡기 엔진은 최고출력이 473마력으로, 앞서 출시된 스포츠 쿠페 RC F와 같은 파워트레인을 공유한다. 경쟁자에 비하면 제원 상 출력은 다소 낮지만 독보적인 첨단기술을 이를 만회하기에 충분하다. 대배기량임에도 불구하고 가변식 앳킨슨 사이클을 채택, 효율을 높였으며 코너링 성능을 극대화하는 토크 벡터링 디퍼렌셜이 기본 장착되었다. 그 밖의 고성능 설계에도 불구하고 GS F는 출퇴근에 부담없이 사용할 정도로 안락하다는 것이 렉서스의 설명이다.
포르쉐 911 타르가 4 GTS
독일 스포츠카의 대명사 포르쉐는 911 타르가 4 GTS와 카이엔 터보 S를 월드 프리미어로 출품했다. 특히 911 타르가 사상 처음으로 GTS 라인업이 등장하면서 많은 관객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특히 올해는 911 타르가 출시 50주년이 되는 해이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 하겠다.
911 타르가 4 GTS는 한 눈에 일반 911과 구별된다. 타르가의 상징적인 롤 오버 바가 제일 먼저 눈에 띄고, 넓어진 리어 트레드와 타이어는 2륜구동 카레라 모델과 확연히 다르다. 여기에 430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하는 GTS 엔진이 탑재되어 출력당 무게비는 낮아지고 최고속도와 가속력은 향상되었다. 그 밖에도 전용 디자인 범퍼와 계기판 일체형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 센트럴 락을 장착한 20인치 휠 등이 GTS의 레이싱 DNA를 발산하고 있다.
BMW M6
BMW는 이번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부분변경된 6시리즈 라인업을 최초 공개했다. 6시리즈 라인업의 최상위 모델인 신형 M6 쿠페, M6 컨버터블 및 M6 그란쿠페도 함께 북미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신형 M6는 파워트레인 면에서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여전히 4.4L V8 트윈파워 엔진은 560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하며 0-100km/h 가속은 4.2초(컨버터블 4.3초)면 충분하다. 큰 변화는 없는 대신 내실을 다졌다. LED 헤드램프를 비롯한 편의장비와 고급사양이 대폭 추가되었고, 새로운 디자인의 합금 휠이 적용되어 스포티한 감각을 살렸다.
메르세데스-벤츠 GLE63 AMG S 쿠페
얼마 전 CES 2015에서 컨셉트카를 선보인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번에는 브랜드 최초의 쿠페형 SUV인 GLE 클래스 쿠페를 등장시켰다. GLE 클래스는 기존 M클래스의 새로운 이름이며, 이번에 공개된 모델은 이를 바탕으로 한 쿠페 모델이라고 보면 되겠다.
하이라이트는 고성능 버전인 GLE63 AMG S 쿠페이다. 5.5L V8 바이터보 엔진은 577마력, 77.5kg.m의 무시무시한 성능을 낸다. 5가지 주행모드를 선택할 수 있으며, AMG 모델답게 브레이크, 서스펜션 및 스티어링 등 대부분의 설계에 스포티한 터치를 더했다. 4매틱 4륜구동 시스템은 상시 동력을 배분하여 안정적인 주행을 가능하게 한다. 이 몬스터 SUV는 가장 강력한 라이벌인 BMW X6 M을 정조준하고 있다.
알파 로메오 4C 스파이더
미국시장 재진출을 갓 시작한 피아트 크라이슬러 산하의 고성능 브랜드, 알파 로메오는 고향인 유럽 대신 장차 성장의 발판이 되어 줄 미국에서 새 모델을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했다. 바로 경쾌한 성능을 지닌 독특한 미드십 스포츠카, 4C의 스파이더 버전이다.
4C 스파이더는 여전히 매력적인 이탈리안 스타일링을 갖추고 있다. 작년 공개된 북미형 모델에 오픈탑 드라이빙이 더해졌으니 금상첨화다. 237마력을 내는 1.7L 터보 엔진과 듀얼클러치 변속기가 맞물리며, 매혹적인 사운드로 유명한 아크라포비치 배기 시스템을 채택하여 탑을 열고 달릴 때 폭발적인 배기음을 즐길 수 있다. 알파 로메오는 북미 시장에 대한 공략을 본격화하기 위해 내년에는 4도어 세단 신차를 선보이고, 뒤이어 SUV를 출시하는 등 라인업을 확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