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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쾌한 주행감각은 동급 최고, 2015 쉐보레 트랙스 1.4 터보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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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세그먼트 SUV가 업계의 대세라는 것은 이제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운전하기 편한 넓은 시야와 컴팩트한 차체,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공간활용도와 부담없는 유지비는 갈 수록 교통혼잡도가 높아지고 효율 나쁜 차들에게 제재를 가하는 현대 도시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대안이 된다.

지난 해 르노삼성 QM3, 푸조 2008 등 유럽산 B 세그먼트 SUV들이 좋은 실적을 냈고 이번 달 출시되는 쌍용 티볼리가 새로운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지만, 한국에서 가장 먼저 출시된 B 세그먼트 SUV는 지난 2013년 2월에 출시된 쉐보레 트랙스이다. 첫 등장 당시만 해도 기자는 과연 저 크기의 SUV가 경쟁력이 있을까 의문스러웠지만, 이제 와서는 시장의 흐름을 앞서 읽어낸 쉐보레의 통찰이 새삼 감탄스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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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월 출시된 2015년형 트랙스는 기존 모델에서 선호되어 온 편의사양과 가죽시트 옵션 등을 세분화하여 상품성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얼마 전 시승했던 아베오 RS의 운동성능과 완성도에 대한 좋은 기억이 있었던 만큼 트랙스에도 적잖은 기대를 갖고 있었다. 티볼리의 등장으로 3파전 양상이 된 국산 B 세그먼트 SUV 격전지에 출정을 앞둔 2015년형 트랙스를 일주일 간 시승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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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테리어 면에서는 기존 모델과의 차이점을 찾기 힘들다. 눈에 띄는 것은 각진 스타일이었던 18인치 휠이 좀 더 부드러운 형태로 바뀌었다는 점과 새로 추가된 ‘블레이즈 레드’ 컬러. 시승차에 적용된 색이었는데, 상당히 쨍하고 근사한 색감이라 보는 이마다 예쁘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국 소비자들이 무채색을 사랑하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유채색 중 가장 선호하는 색이 레드라는 것을 아는가? 새 컬러는 칙칙한 무채색 차를 사러 갔다가도 한 눈에 반해서 마음을 바꿀 만큼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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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스의 전장*전폭*전고는 4,245*1,775*1,670(mm)로 QM3와 비교하면 10cm정도 길고 높지만 폭은 거의 같다. 때문에 약간 껑충해 보이기도 하지만, 실내에서는 그 만큼 헤드룸이 확보되기 때문에 큰 불만은 없다. 전반적으로 쉐보레 패밀리 룩을 잘 따르면서 승용 모델이자 형제차인 아베오와 형님인 캡티바의 적당한 중간 경계의 디자인이라는 인상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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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필러의 오페라 글래스와 사이드 미러 디자인은 트랙스가 얼마나 운전 편의성에 포커스를 맞췄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소한 차이같지만 사이드 미러 연결부를 도어로 내리고 오페라 글래스를 추가함으로써 A필러 쪽 시야에 사각이 생기는 것을 최소화한다. 특히 차폭감이 부족한 초보 운전자나 주차에 어려움을 겪는 여성 운전자들에게 요긴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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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측면에서는 레이아웃을 그대로 유지하되 상품성이 개선된 부분들이 돋보인다. 기존 최상위 트림에서만 제공되던 가죽 시트를 중간등급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LT 레더’ 트림이 신설되었고, 하이패스 내장 룸미러, 레인센싱 와이퍼, 오토라이트 등 선호도 높은 편의사양을 묶은 패키지도 추가되었다. 중간등급 트림에서의 선택 폭이 넓어지는 것은 소비자의 부담을 줄여준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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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페시아 레이아웃은 형제차인 아베오와도 대동소이한데, 버튼의 수를 대폭 줄이고 심플하게 정리하여 깔끔하지만 한 편으로는 너무 썰렁한 느낌도 받는다. 조작의 직관성 측면에서는 볼륨 조절과 같은 부분은 터치보다 다이얼 방식을 채택하는 것이 더 편리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와 더불어 스파크, 아베오 등에 채택되었던 바이크 타입 계기판은 비록 대쉬보드에 매립되었지만 그 형상을 유지하고 있다. 아베오와 마찬가지로 기계식 타코미터와 디지털식 속도계로 구성되어 시인성은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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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마이링크는 차량제어, 오디오 등을 모니터를 통해 조작할 수 있는데, 내비게이션을 선택사양으로도 넣을 수 없다는 점은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물론 스마트폰 연동을 통해 내비게이션 앱을 구동할 수는 있지만, 경쟁사에서 채택한 순정내장형에 비하면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추후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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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동급에서 눈에 띄게 우수한 음질을 보여주는 보스 오디오 시스템이 다른 단점들을 만회한다. 소형차를 타면 희생해야 할 부분이 많지만, 트랙스를 선택한다면 오디오 만큼은 희생하지 않아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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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열 시트는 성인 남성이 앉기에좁지는 않지만, 편하지도 않다. 단거리 이동에는 부족함이 없어도 등받이가 너무 세워져 있어 오래 타면 허리가 꽤 아프다. B 세그먼트의 한계지만, 적어도 사람을 태우기에 민망하지 않으니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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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 공간은 차 크기에 비해 넉넉한데, 벤치를 앞으로 젖히고 등받이를 바닥으로 집어넣는 독특한 방식으로 작은 차체임에도 풀 플랫 폴딩이 가능하다. 그 밖에도 트렁크 밑 스페어 타이어 속에 오디오 서브우퍼를 배치하는 등 소형 차체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치열하게 공간 확보를 위한 노력이 돋보인다. 그간 한국GM의 모델들이 차급에 비해 공간활용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종종 받아왔지만, 트랙스 만큼은 예외라고 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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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감각은 어떨까. 트랙스의 심장은 익히 알려진 1.4L 직렬 4기통 터보 엔진으로 140마력, 최대토크 20.4kg.m을 발휘한다. 수치 상으로만 비교했을 때 말리부에 탑재되는 2.0L 가솔린 엔진이 141마력에 최대토크가 18.8kg.m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출력과 토크 모두 자연흡기 2.0L급에 육박한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진은 상당히 컴팩트해 트랙스의 아담한 엔진룸에도 공간이 넉넉히 남을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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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고출력은 4,900rpm에서 나오고 최대토크 발휘 영역 또한 1,850~4,900rpm으로 상당히 넓은 실용영역에서 토크가 넉넉히 뿜어져 나온다는 점은 도심주행에서 큰 메리트가 된다. 기어비는 비교적 롱 기어로 세팅되어 아베오 RS에 비하자면 같은 엔진이라도 한결 느긋하게 가속되는데, 폭발적이라고 말하기는 힘들어도 경쾌하게 튀어나가는 맛이 있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심에서는 딱 적합한 세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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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고가 1,670mm나 되지만, 혹여라도 휘청거릴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지상고는 높아도 무게중심이 낮은 편이라 운전감각은 일반 승용차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여느 RV와 달리 트랙스의 탄탄한 서스펜션 덕에 시승 기간동안 주행감각의 이질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휠베이스가 짧아 요철에서는 다소 통통 튀지만, 그나마도 경박스럽지 않고 잘 억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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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간 주행거리는 500km가 넘었고, 평균 연비는 11.8km/L 정도를 기록했다. 공인 복합연비가 12.2km/L인 것을 감안할 때 큰 차이가 없는 것인데, 주행 중 7할 이상이 시내 주행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괜찮은 연비가 나온 셈이다. 고속도로 연비는 100km/h 정속주행에서 대략 15km/L 정도로 공인 고속도로 연비(14.1km/L)를 상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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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동급 디젤 라이벌들이 18~20km/L을 넘나드는 놀라운 실연비를 보여주기는 하지만 경쾌한 엔진 반응과 따라올 수 없는 퍼포먼스, 디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정숙성 등의 메리트를 고려하면 이 정도 연비만 해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겠다. 특히나 최근 휘발유 가격이 크게 내린 상황에서 트랙스의 파워트레인은 더 빛이 난다. 트랙스 또한 오는 3월 디젤 라인업 추가가 확정되었다고 하지만, 기본적인 효율이 좋은 B 세그먼트인 만큼 도심주행 비율이 높고 디젤의 소음, 진동을 싫어한다면 가솔린 엔진이 훨씬 매력있게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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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스는 경쾌하고 실용적인 차다. 어느 한 부분에서 극적인 ‘한 방’은 없어도 모난 곳 없이 어느 부분에서나 매력이 넘친다. 심심한 편의사양과 조금 답답한 뒷좌석이 흠이라면 흠이지만, 어짜피 트랙스는 생애 첫 차나 세컨드 카로 적합한 모델이다. 뒷좌석에 사람이 앉기에 충분하고 필요한 것들은 다 갖췄으니 그런 부족함은 아쉬움보다는 실속을 챙긴 것이라고 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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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스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3월 경에 디젤 엔진을 투입할 예정이다. 효율을 더 중시하는 소비자들을 QM3에게 양보해야 했지만, 디젤이 투입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새로 출시되는 티볼리가 가솔린 엔진을 우선 탑재하고 공세를 펼치더라도 1.4L 터보 엔진의 넉넉한 성능은 충분히 경쟁력 있다.

예상컨대 트랙스는 동급 시장에서 앞으로도 얕볼 수 없는 강자로 군림할 것이다. 지난 2년동안 해온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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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이재욱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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