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탄탄한 주행성능을 제공하는 LF 쏘나타를 기반으로 하이브리드 전용 엔진 최초로 적용된 GDI 엔진과 이전보다 용량이 커진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탑재해 하이브리드의 특성이 소폭 향상됐다. EV모드로 가속할 수 있는 속도가 높아졌고, 배터리 충전효율이 좋아졌다. 결과적으로 가솔린 모델 대비 보다 스포티한 가속이 돋보이면서 연비는 이전 YF 쏘나타 하이브리드때 보다 실질적으로 향상됐다. 거기다 판매 확대를 위한 현대차의 마케팅 지원까지 더해져 그 어느 때보다 하이브리드 차량 구입에 대한 기회가 커지고 있다.
현대차의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가 점차 가속도를 내고 있다. YF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2011년 선보인 이후 지난 11월까지 4만 2천대를 판매했고, 현재는 그랜저와 기아 K5, K7 하이브리드까지 가세해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현대 기아차의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불신도 존재하고 있는 실정이다.
쏘나타와 K5, 그랜저와 K7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평가를 정리하면 차량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완성도가 높고 주행 성능도 좋지만 가장 중요한 실제 연비 면에서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이런 시장의 평가에 대해 현대차 측에서도 충분히 인지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더해 LF 쏘나타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지난 16일 국내에 선보였다.
LF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가장 큰 특징은 주행 성능의 향상과 연비의 향상을 동시에 잡으려 노력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기존 누우 앳킨슨 사이클 엔진에 GDI 기술을 더해 세계 최초로 하이브리드 전용 GDI 엔진을 개발해 얹었고, 전기모터와 배터리의 용량도 확대했다.
디자인에서는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한 하이브리드 전용 디자인이 적용됐다. EV모드에서는 공기 유입을 차단하는 지능형 라디에이터 그릴을 적용하고, 앞 범퍼에는 앞바퀴에 공기를 흘려 보내는 휠 아치 에어커튼을 더하고, 앞 뒤 범퍼에는 측면부에 엣지를, 그리고 하이브리드 전용 리어 스포일러와 16인치, 17인치 하이브리드 전용 알로이 휠을 적용했다.
실내는 회전계 대신 에코 게이지를 적용한 하이브리드 전용 계기판을 제외하고는 하이브리드만의 특징은 찾아 볼 수 없고,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모니터를 통해 에너지 흐름도를 비롯한 각종 에코 정보가 제공된다.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 역시 하이브리드 방식은 기존과 같은 병렬형 하드타입이다. 엔진과 자동변속기 사이에 전기모터가 들어가는 방식이고, 자동변속기는 토크컨버터가 제거되고 전기모터와 바로 연결되며, 엔진과 전기모터 사이에는 엔진 클러치가 더해졌다.
새롭게 개발된 하이브리드 전용 누우 2.0 GDI 엔진은 최고출력이 156마력으로 기존의 150마력에 비해 6마력이 증가했고, 최대토크는 19.3kg.m로 기존 18.3kg.m에 비해 1kg.m가 증가했다. 전기모터는 출력을 35kW에서 38kW(51마력)로 확대했고, 전기모터의 최대토크는 20.9kg.m에 이른다. 배터리의 용량도 1.43kWh에서 1.62kWh로 확대됐다. 더불어 회생 제동에너지 회수율도 10%가 증가 됐다. (병렬형 하이브리드의 경우 일반적으로 엔진과 전기모터의 출력을 그대로 더한 값이 시스템 최고 출력이 되는데 이번 전기모터의 경우 회전 초기 출력이 높고 회전이 올라가면서는 출력이 소폭 낮아져 시스템 최고 출력은 200마력을 살짝 밑돌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엔진과 전기모터, 배터리의 성능이 향상되면 전체적인 출력이 높아지는 만큼 더욱 강력한 가속력을 가지게 된다. 더불어 전기모터의 출력 향상으로 엔진구동 없이 가속할 수 있는 속도가 더 높아지고, 이는 제동 시 발전 용량의 증가로 이어진다. 또한 배터리 용량 증가로 인해 EV모드로만 주행할 수 있는 거리도 더 늘어나며, 발전된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여유가 커진 만큼 회생 제동 에너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저장할 수 있다.
이런 제원 상의 성능 향상을 확인한 만큼 과연 실제 주행에서 어느 정도의 성능 향상으로 이어지는 지를 확인하는 것이 이번 시승의 가장 큰 관심사다.
김포 공항 근처 메이필드 호텔을 출발해서 영종도 하얏트 인천 호텔까지 왕복하는 구간에서 시승이 진행됐다. 당일 오전에 내린 눈으로 인해 시승 코스가 일부 축소된 것이 아쉬웠다.
지하주차장에서 출발할 당시 배터리는 약 70% 가까이 충전이 된 상태였는데, 상당한 거리를 시동을 켜지 않고 주행할 수 있었으며, 일반적인 가속에서 기존 모델이 약 20km/h 이상에서는 거의 엔진 시동이 걸렸다면 신형에서는 그 속도가 조금 더 올라가 약 30km/h 근처에 가서 시동이 걸리는 수준이었다. 물론 가속 상황에 따라 더 일찍 걸리기도 하고, 아주 약하게 가속할 경우 50km/h 까지도 EV 모드로 가속이 가능하기도 하다. 어쨌든 전기모터 용량이 조금 증가한 만큼 EV 모드 구간이 근소하게 확대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충분히 가속한 후에 엑셀을 살짝 뗐다가 약하게 가속하면 EV모드로 전환할 수 있는데, 평지를 기준으로 약 90km/h 정도에서도 짧게 나마 EV모드가 가능했고, 내리막에서는 120km/h 이상의 속도에서도 가능했다. 현대 기아차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고속 주행에서 효율이 뛰어난 것은 이번에도 여전히 확인할 수 있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친환경 자동차의 대명사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이면서도 스포츠 모드도 갖추고 있다. 기존의 자동 6단 변속기를 그대로 적용하고 있어서, 기어 레버를 옮겨서 수동모드도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엔진과 전기모터의 출력이 향상된 만큼 가속력에서도 더 강력한 성능을 기대했는데, 분명 상당히 경쾌한 가속이 인상적이긴 하지만 몇 주 전 시승했던 기아 K5 하이브리드 500h와 비교할 때 가속력이 크게 향상된 정도는 아니어서 조금 아쉬웠다. 기자의 평가로는 기대에 살짝 못 미친다고 판단했지만, 다른 기자들은 가속력이 더 좋아졌다고 평가한 경우도 있어, 향후 보다 직접적인 비교를 통해야만 정확한 차이를 확인해 볼 수 있겠다.
주행 안정성은 이미 LF 쏘나타가 매우 높은 안정성을 확보한 상태여서 하이브리드 모델 또한 뛰어난 안정성을 갖추고 있다. 중 저속에서도 안락함과 안정성을 잘 조화시킨 서스펜션 세팅이 돋보이는데, 고속으로 올라가더라도 안정성이 잘 유지된다. 과거 고속 주행에서 차체가 뜨는 듯한 느낌과 차선 변경에서 허둥대던 모습은 이제는 거의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안정성 부문에서 큰 발전을 이뤘다.
짧은 시승으로 인해 가장 중요한 연비 부분을 보다 정확하게 확인해 보기 어려웠던 점은 매우 아쉽다. 고속도로 구간에서는 100km/h로 정속 주행할 경우 20km/L에 살짝 못 미쳤고, 90km/h 정도로 주행하면 20km/L를 쉽게 넘길 수 있었다. 시내 주행에서는 잘 나올 경우 16~17km/L 정도의 연비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다양한 주행을 통해 전체적인 테스트를 하는 과정에서 나온 연비여서 일상적인 주행 상황에서 꾸준하게 나오는 연비로는 보기 어렵다. 공인 연비는 16인치 타이어 기준 복합 18.2km/L (도심 17.7km/L, 고속도로 19.0km/L), 17인치 타이어 기준 복합17.7km/L (도심 17.2km/L, 고속도로 184km/L)다. 대부분의 독자들이 궁금해 할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보다 정확하고 자세한 연비 정보는 향후 본격적인 시승을 통해서 더 살펴보도록 하겠지만, 기존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공인 연비 대비 실연비가 크게 낮았던 점은 이번에 많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더욱 향상된 하이브리드 파워 트레인 못지 않게 다양한 첨단 안전 편의 장비를 대거 갖춘 점도 주목할 만하다. 대표적으로 그랜저와 K7 하이브리드의 경우, 일반 그랜저와 K7에는 적용되고 있는 ASCC(어드밴스트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 옵션 항목에서 빠져 있는데, 오히려 그 아래 급인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에서는 ASCC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이 외에도 스마트 하이빔, 전방 추돌 경보 시스템, 스마트 후측방 경보 시스템, 차선 이탈 경보 시스템, 주차조향 보조 시스템, 스태틱 밴딩 라이트 등 첨단 안전 편의 장비가 대거 적용됐다.
이번에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출시한 현대차는 그간의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고객들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보장 프로그램 등의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데다, 내년부터 받을 수 있는 정부 보조금 100만원도 선 적용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구입하기 좋은 기회가 만들어지고 있다. 참고로 현대차 측에서는 연간 2만 km를 주행하고, 휘발유 가격dl 1,600원일 경우, 1년 정도 주행하면 초기 구입 시 하이브리드와 가솔린 차량의 비용 차이를 만회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번 시승을 통해서 성능과 실연비의 개선 폭이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소폭이나마 향상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 또한 충분히 확인하기에는 시승이 짧았다. 보다 정확한 평가는 좀 더 긴 시간 정밀한 시승을 통해서 확인해 보도록 하겠다. 하지만 현대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가진 상품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음은 분명하다. 어쨌든 성능과 여건이 모두 좋아진 만큼, 그 동안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관심이 많았던 소비자들은 좀 더 적극적으로 살펴 볼 필요가 있겠다. 분명한 것은 그 동안 인기가 크게 높아지고 있었던 디젤 승용차 대비 새로운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여가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