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포뮬러’ 닮은 쉐보레 섀퍼랠 2X VGT 컨셉트카

지난 달 LA 오토쇼에서 아주 특별한 컨셉트카 한 대가 공개되었다. 쉐보레에서 선보인 이 컨셉트카에는 ‘섀퍼랠(Chaparral)’이라는 낯선 엠블렘도 붙어있었다. 바로 비디오게임 ‘그란투리스모 6′를 위해 쉐보레가 준비한 쉐보레 섀퍼럴 2X VGT(비전 그란투리스모) 컨셉트카이다.

‘비전 그란투리스모’는 전 세계적으로 7,200만 장 이상 판매된 플레이스테이션용 비디오게임 그란투리스모 시리즈의 출시 15주년을 기념하여 유수의 자동차 제조사들이 선보이는 컨셉트카 시리즈의 총칭이다. 이미 메르세데스-벤츠, BMW, 닛산, 토요타 등 내로라 하는 브랜드들이 컨셉트카를 선보였으며, 이번 쉐보레 컨셉트카는 9번째 비전 그란투리스모 컨셉트카이다.

섀퍼랠은 1962년 ‘짐 홀(Jim Hall)’에 의해 창립된 모터스포츠 컨스트럭터 팀이었다. 당시로썬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혁신적인 첨단기술들을 레이스카에 투입하여 속도를 향한 자동차 기술의 발달을 촉진시킨, 자동차 역사에 큰 획을 그은 브랜드이기도 하다. 캔앰 레이스, 인디카 레이스 등 주로 북미의 모터스포츠 이벤트에 출전하였다.

알루미늄 블록 엔진, 오토매틱 기어, 가변식 스포일러, 경량 휠, 온보드 텔레메트리 시스템, 합성소재 섀시 설계, 진공 팬을 이용한 그라운드 이펙트 등 오늘날 당연시되는 첨단 기술을 선구적으로 도입한 섀퍼랠은 미국 모터스포츠에서는 전설과도 같은 존재이다.

쉐보레는 이처럼 더 빠른 자동차를 탐구하는 섀퍼랠과 초기부터 연구개발 파트너십을 유지해왔다. 쉐보레는 섀퍼랠 레이스카에 엔진을 공급했고, 섀퍼랠 역시 에어로다이내믹스와 관련된 연구를 쉐보레와 함께 진행했다. 이번 쉐보레 섀퍼랠 2X 컨셉트 역시 이러한 깊은 파트너십의 연장선상에서 탄생한 것.

섀퍼랠 2X 컨셉트카는 맨몸으로 하늘에서 뛰어내려 활강하는 글라이딩 윙 슈트의 형상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되었다. 실제 드라이빙 포지션도 윙 슈트와 비슷하게 머리를 앞에 두고 엎드려 노면 위 몇 cm을 떠 있는 듯한 형태이다. 엄청난 속도감에서 오는 쾌감은 물론, 앉아서 운전하는 일반 자동차와는 비교할 수 없는 일체감을 선사한다.

쭉 뻗은 운전자의 손끝, 발끝에는 특수한 컨트롤러가 위치하여 직관적인 전자제어를 통해 차량을 조종한다. 카본 적층구조로 만들어진 독특한 모노코크 바디는 450kg의 초경량일 분 아니라 탄성이 있어 바디 자체가 서스펜션의 역할까지 겸한다.

하이라이트는 쉐보레가 고안한 펄스 레이저 동력원. 초고압 펄스레이저를 발사하여 급격한 열로 주변의 공기를 팽창시켜 추진력을 얻는다. 그 결과 0-60mph(약 96km/h) 가속은 1.5초면 충분하며, 최고속도는 386km/h에 이른다. 정밀한 윙과 패널은 팽창된 공기를 섬세하게 조절하여 다운포스를 완벽하게 제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미래의 레이스를 배경으로 한 만화 ‘사이버 포뮬러’의 부스터 추진장치를 연상시키는 쉐보레 섀퍼럴 2X 컨셉트카는 기술 발전 촉진을 위해 르망 24시에 설치된 ‘개러지 56′ 클래스를 위한 실험용 프로토타입이기도 하다.

쉐보레의 기술력과 섀퍼랠의 대담한 혁신이 어우러진 이 컨셉트카가 실제로 주행하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파격적인 미래형 레이스카의 제안으로써는 큰 의미가 있다 하겠다. 쉐보레 섀퍼랠 2X 컨셉트카를 꼭 지금 운전해보고 싶다면, 그란투리스모 6에 접속하여 최신 업데이트를 다운로드받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