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here: Home / Theme / ‘성능+경제성+편리함’을 다 잡은 ‘싱글’ or ‘듀얼’ 클러치 변속기

‘성능+경제성+편리함’을 다 잡은 ‘싱글’ or ‘듀얼’ 클러치 변속기

New 푸조 2008

푸조 2008

최근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싱글 클러치 방식의 반자동 변속기는 우리들의 뇌리 속에서 서서히 사라져가는 분위기였는데, 푸조가 올해 ’2008′을 선보이면서 다시 한번 싱글 클러치 반자동 변속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오랫동안 ‘수동변속기냐, 자동변속기냐’로 고민하던 자동차 시장에 일대 혁명을 가져왔다. 수동변속기의 성능과 연비에 자동변속기의 편의성을 완벽하게 구현해 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날의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것은 아니다.

페라리 최초로 반자동 'F1' 변속기를 장착한 F355

페라리 최초로 반자동 ‘F1′ 변속기를 장착한 F355

수동변속기와 자동변속기의 장점만을 담기 위한 변속기 개발 시도는 끊임없이 있어 왔는데, 오늘날의 듀얼클러치 변속기의 조상으로 싱글클러치 반자동 변속기를 들 수 있겠다. 싱글 클러치 반자동 변속기의 가장 진보된 모습은 레이싱카에 얹히는 시퀀셜 변속기다. 정교하고도 빠른 변속이 생명인 레이싱카에서 오랫동안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해온 시퀀셜 변속기는 초기에 페라리와 람보르기니 등의 수퍼카와 BMW M3 등 고성능 모델, 혹은 토요타 MR2 등의 소형 스포츠카를 통해 양산차에 적용되다가 마침내는 일반 패밀리카 혹은 소형 해치백에까지 적용되기에 이르렀다. 물론 더욱 컴팩트한 패키징과 뛰어난 경제성이 목표다.

구조적으로 싱글 클러치 반자동과 듀얼 클러치 변속기의 차이는 말 그대로 클러치의 수가 하나냐 2개냐로 구분된다. 2가지 변속기 모두 자동변속기의 대표적인 특징인 토크 컨버터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토크 컨버터로 인한 동력 손실과 응답성 저하는 발생하지 않는다. 기존 싱글 클러치 반자동 변속기는 수동 변속기의 클러치 시스템을 기반으로 사람이 직접 해주던 클러치 조작, 즉 클러치를 끊었다가 연결 시키거나 작동을 기계가 알아서 해 주는 방식이다.

싱글 클러치 반자동 변속기를 장착한 토요타 MR2

싱글 클러치 반자동 변속기를 장착한 토요타 MR2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변속기 내에 2개의 클러치가 존재하고 한 쪽에는 1, 3, 5, 7단 기어를, 또 다른 한 쪽에는 2, 4, 6단의 기어를 배열해 한 쪽에서 1단에 기어를 물렸을 때 다른 쪽에서는 미리 2단 기어를 연결해 놓고 있다가 기어 전환 시 클러치의 조작 없이 부드럽게 전환이 가능해 자동변속기 수준의 부드러운 작동이 돋보인다.

그러면 작동이 더욱 정교한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무조건 더 좋은가? 듀얼 클러치는 정교한 만큼 가격이 더 비싸고 무게도 더 무겁다. 반대로 싱글 클러치 반자동 변속기는 가볍고, 가격이 싸 좀 더 소형차에도 잘 어울리는 반면, 변속 과정에서 약간의 울컥거림 등의 유쾌하지 않든 반동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푸조 208

푸조 208

싱글 클러치 반자동 변속기는 그 동안 푸조를 통해서 국내에 많이 소개됐었다. 푸조에서는 MCP(Mechanical Compact Piloted)라고 부르고, 시트로엥에서는 EGS(Electronic Gearbox System) 라고 부른다. 푸조 내에서도 MCP는 주로 1.6 디젤 엔진과 결합되고, 2.0 엔진 이상에는 일반 자동 변속기가 적용된다. 출력이 낮고 연비를 중시한 1.6 디젤 엔진에는 MCP가 더 적합하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그 동안 MCP는 다소 이질감이 느껴지는 변속감 때문에 국내에서 크게 사랑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푸조의 컴팩트 SUV 2008처럼 엔트리 모델의 판매가 늘면서 MCP 변속기도 덩달아 많은 선택을 받게 되기도 하는데, 효율성에 최적화 되었다는 이유로 MCP가 선택됐다고 하더라도 이왕이면 보다 즐겁게 MCP를 즐기는 것이 좋을 것이다.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별다른 조작 방법이 필요치 않고 일반 자동 변속기와 동일하게 사용하면 된다. 하지만 MCP라면 운전자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변속에 개입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하면 MCP를 아예 수동변속기라고 생각하고 활용한다면 뛰어난 효율성과 편리함에 더불어서 운전의 재미까지 모두 즐길 수 있다.

DSC02871

MCP는 기본적으로 수동변속기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정차할 때는 기어를 중립(N)에 두고 주차 브레이크를 체결해야 한다. 출발할 때는 주차 브레이크를 풀고, 기어를 아래로 내려 자동모드인 ‘A’에 넣게 되는데 이때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도 차가 움직이지 않는다. 만약 경사진 곳에서라면 차가 미끄러질 수도 있다. 하지만 언덕에서 출발할 때 차가 뒤로 미끄러지는 것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최근에는 경사로 출발 보조 장치가 적용돼 있어서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도 3초간 브레이크를 유지해 주므로 그 사이에 가속페달을 밟아서 출발해 주면 된다.

A에서는 일반 자동 변속기처럼 상황에 따라서 자동으로 기어가 변속되는데, 변속이 될 때 클러치를 기계가 조작해 주는 과정에서 운전을 매우 잘하는 사람이 정교하게 조작하는 것처럼 매끄럽지 못하고, 마치 초보 운전자가 조작하는 것처럼 약간의 울컥거림이 발생한다. 이 경우 울컥거림을 최소화하려면 A에서는 급가속을 피하고 약간 여유 있게 가속하면 훨씬 편안하게 주행할 수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좀 더 적극적으로 변속에 개입을 한다면 자동모드이긴 하지만 가속을 하다가 적당히 변속할 타이밍이 됐을 때 가속페달에서 발을 살짝 떼면 크게 울컥거림 없이 변속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다시 가속 페달을 밟아주면 된다. 처음에는 타이밍을 맞추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지만 조금만 연습해 보면 금새 익숙해진다.

aMCP

만약 좀 더 다이나믹하게 주행하고 싶다면 아예 MCP를 수동변속기라고 생각하고 조작하기를 권한다. 기어 레버를 왼쪽으로 밀면 수동모드(M)가 되는데 수동모드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회전수에서 기어 레버나 시프트 패들을 조작해서 기어를 올리거나 내릴 수 있다. 이 때도 마찬가지로 가속 중에 기어를 올릴 경우에는 기어 레버를 조작하기 직전에 엑셀에서 발을 살짝 뗐다가 기어 조작 후 다시 가속하는 것이 좋다. 비록 왼발이 클러치를 조작하지는 않지만 수동변속기를 조작할 때처럼 오른발이 엑셀을 조금 뗐다 다시 밟으면 변속 충격은 신기할 정도로 줄어든다.

일반 자동변속기에서도 수동모드를 사용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기어를 조작할 때의 손맛을 즐기고 싶어서이기도 하듯이, 어차피 MCP라면 좀 더 적극적으로, 마치 실제 수동기어를 조작하는 것처럼 오른발도 함께 움직여 준다면 자동차와 운전자가 함께 하는 느낌을 더 많이 느낄 수 있다. 이는 기어 레버로 조작할 때 뿐 아니라 시프트 패들을 조작할 때도 마찬가지다.

반면 기어를 내릴 때는 자동모드(A)에서도 큰 충격 없이 변속되므로 별다른 팁이 필요하지 않다. 수동모드에서는 기어레버나 시프트 패들을 조작해서 기어를 내리면 변속기가 보다 적극적으로 회전수 매칭을 정교하게 해 주므로 역시 변속충격 없이 변속이 이루어진다.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변속 충격 없이 훨씬 더 정교하게 자동변속기와 수동변속기의 장점을 아우르기는 하지만 푸조 MCP를 필두로 하는 싱글클러치 반자동 변속기도 사실 조금만 알면 보다 즐겁게 즐길 수 있는 변속기다. 여전히 수동변속기를 향한 그리움을 가지고 있지만, 현실 상 수동변속기를 선택하기가 어려운 이들이라면 싱글클러치 반자동 변속기가 장착된 차량을 선택하는 데 크게 주저함이 없어도 될 것 같다.

About 박기돈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1호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

다음의 HTML 태그와 속성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a href="" title=""> <abbr title=""> <acronym title=""> <b> <blockquote cite=""> <cite> <code> <del datetime=""> <em> <i> <q cite=""> <strike> <strong>

Scroll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