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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련된 달리기가 매력이다, 푸조 508 2.0 H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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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의 기함 508은 자동차의 본질에 비교적 충실한 차다. 프랑스 차, 특히 푸조 차들이 그렇듯이 탁월한 주행안정성을 바탕으로 몸으로 전달되는 승차감의 여운이 매력적이다. 2.0 HDI 엔진 덕분에 달리기는 넉넉하고 연비도 좋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외관 디자인도 더 세련되게 다듬었다. 하지만 프랑스 자동차의 감성이 한국 소비자와 잘 맞지 않는 부분은 여전히 부담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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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가 기함 508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선보였다. 외관 디자인의 변화가 주된 포인트다. 파워트레인의 변화는 없지만 주행감각은 개선을 통해 안정감을 더 높였다.

프랑스는 이태리와 함께 소형차의 인기가 높은 대표적인 나라다. 하지만 이태리가 대형 세단과 수퍼카까지 만드는 것과는 달리 프랑스는 오로지 소형차에 치중하는 모습이다. 그러다 보니 프랑스 차의 대표주자인 푸조가 만드는 가장 큰 모델이 508로, 국내 기준 중형세단에 해당하며, 현대 쏘나타, 폭스바겐 파사트 등과 경쟁하는 모델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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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8은 이전의 407과 607을 통합해서 후속모델로 등장했다. 매우 특이한 경우다. 사이즈는 길이가 607보다 조금 짧지만 휠베이스는 더 길어서 두 모델 통합 후속으로서의 당위성을 확보했다. 508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사이즈가 4,830 x 1,830 x 1,455mm에 휠베이스 2,815mm로 이전보다 길이가 40mm 늘어나고, 너비와 높이는 각각 20mm, 5mm 줄어들었다. 휠베이스는 당연히 그대로다.

경쟁모델들의 사이즈는 현대 쏘나타가 4,855 x 1,865 x 1,475mm, 휠베이스 2,805mm, 폭스바겐 파사트가 4,870 x 1,835 x 1,485mm, 휠베이스 2,803mm, 토요타 캠리가 4,850 x 1,820 x 1,470mm, 휠베이스 2,775mm 로 서로 비슷한 크기다. 가격은 옵션 고려하지 않고 가격표에 제시된 기본 가격 기준으로 508 2.0 HDi 4,490만원, 현대 쏘나타 2.0 프리미엄 2,860만원, 폭스바겐 파사트 2.0 TDI 3,890만원,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4,300만원으로 508이 가장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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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리프트를 통해 가장 크게 바뀐 부분은 앞모습 디자인이다. 이전 디자인은 그 동안 푸조가 선보였던 곡선이 많이 반영됐던 반면, 새로운 디자인은 직선이 많이 적용되면서 좀 더 단단한 이미지가 강조됐고, 풀 LED 헤드램프의 적용으로 세련되고 정교한 느낌도 더해졌다. 얼핏 봐서는 이 차가 푸조에서 만든 차라는 것을 알아차리기 어려울 정도다.

가로로 넓게 뻗은 라디에이터 그릴 가운데 푸조 엠블렘을 배치하고 그릴 윗면에는 푸조 이름도 새겨 넣었다. 이전보다는 더 선명한 인상이 좋긴 한데 브랜드 전체적으로는 아직 덜 정리된 듯한 어색함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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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모습은 크게 바뀐 느낌은 들지 않지만 리어 램프 면적이 넓어지고, 넓은 면발광 LED가 적용되면서 살짝 고급스러워진 분위기다. 범퍼 아래쪽에도 장식들이 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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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전체적인 라인에 변화가 없다. 스티어링 휠도 그대로고, 데시보드 라인도 그대로다.

세부적으로는 센터페시아가 과거에는 상단에 공조 조절장치가 있고, 하단에 모니터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AV용 모니터가 상단으로 가고 오디오와 공조 조절장치가 가운데로 내려오면서 훨씬 안정적인 느낌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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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는 크게 강조할 브랜드가 적용되지 않았음에도 음질이 꽤 좋은 편이다. 화면이 터치 스크린을 지원하므로 USB를 통해 MP3를 듣기도 편리하긴 한데 한글지원이 되지 않는 점이 아쉽다. 네비게이션은 아틀란이 적용돼 있는데 네비게이션을 실행하는 방법을 찾기가 어렵다. 스티어링 휠에 있는 메뉴 버튼을 몇 초간 누르고 있으면 네비게이션과 일반 AV 화면이 전환된다.

센터 터널 기어 레버 아래 쪽 수납공간과 히팅시트 조절 장치 등의 배열도 위치가 살짝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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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뀐 부분은 아니지만 계기판은 상단에 유온계, 연료계, 수온계가 배열되고, 속도계와 회전계도 눈금이 촘촘하고 정교한 분위기여서 살짝 스포츠카 느낌이 들긴 한다. 하지만 속도계 숫자가 흔히 보는 20, 40, 60 순이 아니고 10, 30, 50 순이어서 가끔 헷갈리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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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판 너머에는 데시보드 상단에 누웠다 일어나는 방식의 헤드업디스플레이(HUD) 모니터가 자리하고 있다. 독일차들에 적용되는 것처럼 고급스럽진 않지만 주행 중 시선처리에 도움이 되는 건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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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8의 실내에서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시동 버튼이 포르쉐처럼 스티어링 휠 왼쪽에 있다는 것이다. 스포츠카도 아닌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나름 개성 있어서 시동을 걸 때마다 재미있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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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프트 패들도 장착되어 있는데 스티어링 휠에 고정된 방식이 아니고 칼럼에 고정된 방식이다. 사용성이나 디자인이 나쁘지는 않은데 기왕이면 금속 재질을 더해서 조금 더 고급스러웠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실속을 위주로 하는 프랑스 차임을 감안하면 주행을 위한 필수장비로 장착해 준 부분이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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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는 소형 해치백들에 적용된 버킷타입 만큼은 아니지만 옆구리와 허벅지 지지대가 꽤 불룩한 타입이어서 몸을 지지해 주는 실력은 뛰어나다. 히팅 기능은 적용됐지만 냉방 기능은 적용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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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좌석 공간은 중형 세단으로 무난한 수준이다. 뒷좌석에도 좌우 온도를 각각 조절하는 공조장치가 더해져 쾌적한 공간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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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실내외 디자인이 조금 더 고급스럽고 정돈된 느낌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하지만 아무래도 푸조 소형 해치백의 디자인 완성도에 비해서는 떨어지는 느낌이다. 여전히 푸조는 소형차를 더 잘 만드는 메이커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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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파워트레인의 성능과 주행 질감 면에서는 비교적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2.0 HDi 엔진은 최고출력 163마력/3,750rpm, 최대토크 34.6Kg.m/2,000rpm을 발휘하며, 자동 6단 변속기와 어울려 14.8km/l의 복합연비를 기록한다. 페이스리프트에서 파워트레인의 변화는 없다. 2리터 디젤 엔진으로 163마력이면 무난한 수준의 성능이다. BMW 520d의 경우 출력이 184마력이나 되고, 연비 또한 자동 8단을 얹긴 했지만 16.9km/L나 되는 반면, 폭스바겐 파사트는 140마력 디젤 엔진과 듀얼클러치 변속기 DSG를 얹었지만 연비는 14.6으로 비슷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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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은 꽤 경쾌한 편이다. 508에는 연비에 유리한 1.6 HDi도 있는데 아무래도 1.6과는 확연히 구분될 정도로 빠르게 가속한다. 1.6과 매칭되는 MCP 대신 자동변속기가 얹힌 덕분에 변속에서 스트레스도 없다.

회전질감은 무척 매끄럽고, 소음과 진동도 비교적 잘 억제됐다. 2.0 HDi 모델에는 오토 스타트/스톱 기능이 적용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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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션은 살짝 단단한 느낌이다. 사실 단단하다기 보다는 저속에서도 적당히 노면의 정보를 전달하면서 편안함을 잃지 않은 차분한 주행감각이다. 208이나 308보다 조금 더 단단한 느낌이 드는 것은 의외다. 예전에 520d와 함께 비교하면서 타 보기도 했는데 508이 더 안정감이 좋았던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푸조를 필두로 한 프랑스 차들이 주로 승차감이 좋으면서 안정감도 좋은 매우 뛰어난 서스펜션 세팅을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번 508은 살짝 거친 듯 단단함이 조금 더 더해진 느낌이다. 당연히 고속에서의 안정감 또한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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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 레버 옆에 있는 스포츠 버튼을 누르면 기어를 고회전 중심으로 사용하면서 평상시 좀 더 강력한 힘을 즐길 수 있다. 기어 레버를 왼쪽으로 당기면 기어 레버를 위 아래로 움직이거나, 스티어링 칼럼에 장착된 시프트 패들을 이용해서 수동으로 변속이 가능하다. 하지만 패밀리 세단에 디젤 엔진이라 수동모드에서 회전수 매칭을 적극적으로 해 주지는 않는다. 와인딩에서나 가끔 재미있게 달리고 싶을 때 사용하기에는 무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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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508은 앞모습을 새롭게 바꾸면서 좀 더 기품 있고 당당한 이미지로 변신했다. 실내는 큰 변화 없이 실용성을 중시하는 프랑스 풍 그대로다. 달리기 성능은 2리터 디젤 엔진에 기대하는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반면 승차감을 비롯한 주행 질감은 역시 프랑스 차답게 상당히 세련됐다. 푸조의 매우 뛰어난 서스펜션 세팅 실력이 제공하는 안정적이고도 세련된 승차감을 제대로 이해할 줄 아는 이들이라면 만족할 만한 매력이다. 하지만 경쟁모델들과 비교했을 때도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는 그 무언가 확실한 한 방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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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박기돈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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