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하반기 한국 자동차 시장을 지배한 세그먼트는 CUV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국내외 브랜드를 막론하고 많은 도심형 CUV들이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특히 푸조 2008, 닛산 캐시카이 등은 사전계약부터 큰 인기를 끌며 전 세계적인 CUV의 인기가 한국에서도 예외가 아님을 증명했다.
이제 불과 3주 정도 남은 새해에도 CUV의 인기는 쉬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각지에 고향을 둔 제조사들이 앞다퉈 새로운 CUV를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 2015년을 핫(hot)하게 달굴 5대의 ‘신상’ 컴팩트 CUV들을 소개한다.
괴물같은 연비와 톡톡 튀는 개성: 시트로엥 C4 칵투스
올해 CUV 열풍 속에서 가장 큰 이변을 일으킨 것은 푸조, 시트로엥을 수입하는 한불모터스였다. 지난 10월 말 출시된 푸조 2008은 합리적인 가격과 프랑스차 특유의 감각적인 디자인, 우수한 연비 등을 앞세워 사전계약 1주일 만에 1,000대가 넘게 계약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 한불모터스는 이 여세를 몰아 내년에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 선봉장이 될 차가 바로 시트로엥 C4 칵투스이다.
시트로엥은 그간 프리미엄 라인업인 DS시리즈만 국내에 선보였지만, 그랜드 C4 피카소와 C4 피카소를 선보이며 보다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C4 칵투스 역시 EMP2 플랫폼을 공유하는 모델로써, C4 해치백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컴팩트 CUV이다.
내년에 출시가 확정된 C4 칵투스는 충격흡수를 통해 흠집을 방지하는 독특한 에어범프를 두르고 고효율을 앞세운다. 유럽 기준 1.6 디젤 모델은 28.6km/L, 압축공기 하이브리드인 에어플로우 2L 모델은 59.9km/L의 연비를 자랑한다. 압도적인 연비와 시선을 집중시키는 스타일은 내년 한국에 프랑스차 열풍을 다시금 불러일으킬 지도 모른다.
앙증맞은 디자인의 이탈리안 크로스오버: 피아트 500X
한국 런칭 이후 별다른 신차를 선보이지 않았던 피아트는 내년 하반기, 500의 크로스오버 버전인 500X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500X는 지난 10월 파리 모터쇼에서 공개된 뒤 글로벌에서의 부진을 만회할 모델로 기대받고 있다. 500 라인업은 해치백 외에도 캔버스탑인 500C, 대형 MPV인 500L 등이 있으며 500X는 네 번째로 추가된 500 형제의 막내이다.
500X는 트림에 따라 2가지 디자인이 제공된다. 4종류의 가솔린 엔진과 2종류의 디젤 엔진이 탑재되며, 추후 2종의 디젤 엔진이 추가될 예정이다. 국내에 출시가 점쳐지는 모델은 9단 자동변속기와 4륜구동 시스템을 탑재한 140마력 2.0L 멀티젯II 엔진 트림.
500 특유의 둥글둥글하고 깜찍한 디자인과 고효율 파워트레인이 합쳐지면서 피아트가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구체적인 출시 일정과 가격은 미정이다.
도시에서도 숨길 수 없는 오프로드 본능: 지프 레니게이드
올해 중형 SUV인 체로키로 재미를 본 지프는 내년 하반기 막내 CUV인 레니게이드를 출시한다. 레니게이드는 피아트 크라이슬러 그룹의 500X와 플랫폼을 공유하지만, 도시형 CUV를 지향하는 500X와는 달리 오프로더 본능을 숨기지 않는다. 아무리 작아져도 각진 바디와 동그란 헤드램프, 7슬릿 라디에이터 그릴은 지프의 DNA를 그대로 드러낸다.
경쾌한 멀티에어, 멀티젯 파워트레인을 갖추고 상시 4륜구동 시스템과 기본적인 오프로드 주행을 위한 기능들을 둘렀다. 대부분의 컴팩트 CUV들이 도시에 맞는 디자인과 성능만 갖추고 있지만, 지프라는 이름에 걸맞는 오프로드 주행성능으로 무장한 레니게이드는 동급에서도 돋보인다.
레니게이드가 국내에 출시되면 지프는 레니게이드-컴패스-체로키-그랜드 체로키 및 랭글러 등 풀 라인업을 완성하게 된다. 진정한 오프로더의 아이덴티티가 컴팩트 CUV 시장에서도 통할 지 기대된다.
한국에서도 만나고 싶은 높은 실용성과 깔끔한 완성도: 혼다 HR-V
혼다는 일본 내수에서 판매중인 ‘베젤(Vezel)’을 좀 더 북미시장에 어울리는 형태로 다듬어 지난 LA 오토쇼에 HR-V라는 이름으로 선보였다. 2013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선보인 ‘어반 SUV 컨셉트’에 바탕을 둔 HR-V는 스포티한 루프라인과 우수한 공간활용도가 매력적이다.
2열 시트는 폴딩 외에도 시트 아랫부분을 위로 젖히는 기능을 포함하고 있어 높이가 높은 짐을 싣기에도 용이하다. 실용성이 좋을 뿐 아니라 첨단 안전장비를 아낌없이 탑재하여 충돌안전도도 대폭 높아졌다. 파워트레인은 일본 내수용으로는 1.5L 가솔린 엔진과 1.5L 가솔린 하이브리드가 제공되며, 북미에서는 1.8L 가솔린 엔진이 탑재된다. 디젤 엔진보다는 효율이 떨어지지만, 정숙성 면에서는 디젤 라이벌들과 비교해도 뒤쳐지지 않는다.
아직 HR-V가 정식으로 한국에 런칭할 지는 미지수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도 CUV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출시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혼다 코리아 관계자에 따르면 HR-V의 국내 출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본사와 협의 중이라고 한다.
QM3와 트랙스 정조준, 스타일리쉬한 국산 CUV: 쌍용 티볼리
마지막으로 소개할 차는 한국 대표이다. 트랙스와 QM3가 마땅한 국산 경쟁자 없이 선전하고 있는 동안 SUV 명가로 알려진 쌍용은 ‘X100′이라는 프로젝트명으로 불려온 컴팩트 CUV를 준비했다. 오랫동안 기대를 모아온 X100의 출시명은 ‘티볼리’로 확정되었다.
티볼리는 1.6L 가솔린 및 디젤 엔진을 탑재하고 6단 수동, 자동변속기를 선택할 수 있다. 또 4륜구동 뿐 아니라 롱바디 버전도 추가되는 등 다양성을 무기로 내세울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QM3, 트랙스 등 국내 브랜드의 경쟁모델에 비해 낮은 가격대로 책정되어 가격 경쟁력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공략용 모델인 티볼리는 젊은 감성에 어울리는 스타일리쉬한 익스테리어 디자인은 물론 계기판 클러스터 색상을 변경할 수 있는 등 젊은 감성에 어울리는 기능들을 탑재할 예정이다. 내년 1월 가솔린 모델이 우선 출시되며, 2015년 중순 경 디젤과 4륜구동 등이 추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