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최초의 컴팩트 SUV NX는 예리한 각이 섬뜩할 정도로 강렬한 디자인의 외관과 극도로 고급스러운 실내를 갖추고 ‘프리미엄 어번 기어’를 주창한다. NX 300h는 2.5리터 엣킨슨 사이클 가솔린 엔진과 뒷바퀴의 구동력을 담당하는 전기모터가 어우러져 넉넉한 달리기 실력과 정교한 4륜 구동, 탁월한 실연비를 달성했다. 주행 감각은 탄탄한 유럽 스타일이다. 렉서스의 뉴 페이스 NX는 뛰어난 기본기와 풍부한 감성이 돋보이는 타크호스다.
렉서스가 새 멤버를 선보였다. RX 아래에 위치하는 컴팩트 SUV로, 컨셉트카 LF-NX를 거의 그대로 살려서 양산화한 모델이다. 국내에는 하이브리드 모델인 NX 300h가 먼저 선을 보였고, 가솔린 터보 엔진을 장착한 200T 모델은 차후에 추가될 전망이다.
뉴 페이스인 NX 300h를 올림픽 공원 소마 미술관에서 시작해서 인천 영종도와 송도에 이르는 구간에서 진행된 시승회를 통해 만나 봤다.
찬란한 가을 아침 햇살을 받으며 멋진 소마 미술관을 배경으로 서 있는 NX는 마치 일본 에니메이션에서 갓 나온 듯 금새 로봇으로 변신할 것 같은 미래적인 느낌이 물씬했다. 스핀들 그릴을 위시해서 헤드램프와 범퍼, 사이드 미러, 옆구리 위 아래의 캐릭터 라인들을 지나 리어 램프까지 예리하지 않은 선이 없다.
IS에서 선보였던 분리형 LED 주간주행등은 NX에서 더욱 예리해 지면서 날아가 심장을 꿰뚫을 듯한 화살촉의 예리함이 강렬하게 다가온다. 또 하나 시선을 사로 잡는 부분은 날렵한 헤드램프 안에 자리잡은 3개의 LED 헤드라이트다. 상향등과 하향등을 통합한 풀 LED 헤드램프로 기능 못지않게 기하학적인 디자인이 무척이나 강렬하다.
터프한 와이드 펜더와 옆구리 아래 쪽의 날카로운 캐릭터 라인 덕분에 옆모습도 전혀 심심하지 않고 단단한 이미지를 더한다. NX는 차체 길이 4,630mm에 휠베이스 2,660mm로 뒷바퀴 굴림을 기본으로 하는 독일 경쟁 컴팩트 SUV 대비 휠베이스가 짧은 편이다. 특히 옆에서 봤을 때 앞 오버행이 좀 더 짧거나 차체가 좀 더 길면 예리하고 강렬한 이미지가 더 강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렉서스 측에서는 휠베이스가 상대적으로 짧지만 그로 인해 더욱 강한 이미지를 만들고 민첩성에서도 훨씬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예리한 리어 램프에는 검정색 테두리 커버를 더해 입체감과 고급감을 살리면서 역동적인 이미지도 더했다.
NX의 외관은 한마디로 신선하다. 날카로운 직선을 많이 사용하면서도 이처럼 고급스러울 수 있다는 점이 신선한 충격이고,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스타일인 미래적인 느낌이 강한 점도 무척 마음에 든다.
실내로 들어서면 눈으로는 먼저 외관과 일체감을 가지는 예리한 선들이 돋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고, 만져보고, 앉아보면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가죽의 질감과 바느질, 알루미늄 느낌의 각종 버튼과 부품들의 섬세한 고급스러움이 실내 전체를 무척 화려하게 만들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세부적인 터치들은 그 동안 봐왔던 렉서스의 그것들과 큰 차이가 없지만 Z자 센터페시아 하우징이나 계단식 센터페시아 등은 상당히 세련된 느낌이다.
한 동안 렉서스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마우스 타입의 컨터롤러는 NX에서 처음으로 터치 패드 방식으로 바뀌었다. 커서의 움직임이 자유로운 만큼 좀 더 유연하고 정밀하게 다양한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컨터롤러 아래 부분에는 가죽으로 덮인 커버 뚜껑 안쪽에 화장 거울을 마련했다. 화장을 하는 여성들에게는 얼마나 실용적일지 모르겠지만 우선 보기에는 상당히 고급스러워 보인다.
뒷좌석 공간도 사이즈 대비 무척 여유롭게 뽑아냈다. 가죽의 고급스러운 질감은 여전하고 무릎공간과 머리 위 공간이 꽤 넉넉하다.
렉서스 NX 300h에는 4기통 2.5리터 엣킨슨 사이클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됐다. 구성면에서 ES 300h와 비슷하지만 구동을 담당하는 전기모터가 뒷바퀴만 굴린다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 발전을 주로 담당하는 모터 제너레이터와 엔진은 앞 바퀴 구동을 담당한다. E-Four로 명명된 이 전자식 가변 사륜구동장치는 응답성이 뛰어난 전기모터가 뒷바퀴 구동을 담당함으로써 보다 민첩하게 구동을 전환하고, 4륜 구동의 효율성을 높여 준다.
2.5리터 엣킨슨 사이클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152마력을 발휘하고, 전기모터와 어울린 시스템 최고출력은 199마력, 시스템 최대토크는 21.0kg.m에 이른다. 동급 경쟁 모델에 주로 얹히는 2.0 디젤 엔진과 비교하면 출력은 높은 편이지만 토크는 많이 떨어지는 수치다. 하지마 이 시스템은 가속 초반의 응답성과 토크가 매우 뛰어난 전기모터가 어우러진 만큼 수치이상의 성능을 보여준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변속기는 렉서스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지속적으로 적용해 온 전자식 무단 변속기 e-CVT가 적용됐다.
시승은 올림픽 공원 소마미술관을 출발해 올림픽대로와 인천공항 고속도로를 달려 영종대교 진입 전 휴게소에서 드라이버를 교체하고, 영종도에 들어서서는 바로 인천대교를 넘어 송도 일대를 달린 후 송도에서 다시 드라이버를 교체했다. 그리고 다시 인천대교를 넘어와 영종도 일대를 달린 후 인천 그랜드 하얏트 호텔까지 이어졌다.
가속감은 무척 경쾌하다.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회전 시작과 함께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전기모터의 도움으로 호쾌한 출발이 가능하다. 급가속하지 않고 아주 부드럽게 출발하면 엔진을 깨우지 않고 65km/h 정도까지 가속이 가능하다.
연비는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심이 13.0km/L로 더 높고, 고속도로에서는 12.2km/L가 나와 복합연비는 12.6km/L다. 하지만 실제로 주행해 보면 일상적인 주행에서 이보다 더 높은 연비가 나올 것이 확실하다. 특히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그에 걸맞은 주행법으로 주행하면 연비는 획기적으로 높아진다. 아마 시내에서 15km/L 이상 기록하는 것은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실제로 이날 시승에서 시내를 포함해서 60 ~ 80km/h 전후로 연비 운전을 한 결과 20.5km/L의 연비가 나오기도 했다.
NX 300h의 주행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서스펜션 감각이다. 꽤나 단단하다. 통통 튀는 느낌은 전혀 아니고 적당히 단단하면서 무척 세련됐다. 출렁거림은 전혀 없다.
여러 매체의 기자들이 함께 참석하는 시승회의 특성 상 시승은 그리 길지 않은 코스에서 짧은 시간 동안 이루어진다. 새로운 차의 첫 느낌 정도를 살펴 보는 수준이다. 보다 본격적인 시승은 향 후에 며칠에 걸쳐 다시 진행하게 된다.
두어 시간 동안 만나 본 렉서스의 뉴 페이스 NX 300h는 무엇보다 화려한 디자인이 최고의 장점이다. 날카로운 직선들이 이루어 낸 미래적인 느낌의 외관은 여성들도 어려워하지 않을 만큼 화려하고 세련됐다. 특히 스핀들 그릴과 어울린 헤드램프와 LED 주간주행등의 이미지가 강렬하다. 화려함은 고급스러운 가죽과 알루미늄 트림으로 꾸며진 실내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경쾌한 가속과 탄탄한 달리기, 뛰어난 효율성은 거저 기본일 뿐이다. NX의 실내에서는 새로운 렉서스의 여유를 즐기기만 하면 된다.
가격은 하이브리드 베스트셀러인 ES 300h와 비슷한 수준인 Supreme 5,680만원과 Executive 6,380만원이다. 한국 토요타는 유럽 경쟁 컴팩트 SUV 대비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SUV는 디젤이라는 편견을 깨고 정숙하고 정교하고 화려한 하이브리드 컴팩트 SUV가 많은 사랑을 받게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