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젊은 층에서 카셰어링이 새로운 자동차 사용 양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지비가 부담스러운 차량 구입이나 최소 하루 단위로만 빌릴 수 있는 렌터카와 달리 최소 30분 단위로 차를 빌릴 수 있는 카셰어링은 꼭 차가 필요할 때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차량 대여 서비스이다. 또 별도의 영업소가 없고 시내 곳곳에 차량이 위치하고 있으며 복잡한 절차 없이 간단하게 차를 빌릴 있으니 자동차 사용에 부담이 없다.
1987년 스위스를 시작으로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카셰어링은 교통혼잡과 주차난을 해소하고 배출가스를 줄일 수 있는 등 경제적, 환경적 장점을 많이 지니고 있는데, 국내에는 그린카(www.greencar.co.kr)가 처음으로 도입하였다.
자가용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는 기자에게는 카셰어링이 꼭 필요한 서비스가 아니지만, 주변인들이 종종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동차가 필요한데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는 매우 쓸모있겠다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정비를 위해 자가용을 맡겨놓은 상태에서 취재를 가야 할 일이 생겼다. 마침 그린카에서 네이버 라인과 함께 진행중인 이벤트에 참가해보기 위해 이틀 간 그린카 카셰어링을 사용해보았다.
그린카는 앞서 설명했듯 국내 최초로 카셰어링을 도입한 회사이다. 국내 최초일 뿐 아니라 현재 전국 800여 개 그린존, 31종의 차량과 25만 명의 회원을 갖춘 카셰어링 업체로 등극하였다.
그린카 이용을 위해서는 먼저 회원가입을 해야 한다. 인터넷 웹사이트나 모바일웹, 또는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회원가입을 진행할 수 있다. 가입 시 본인 인증, 결제정보 인증 및 운전면허 인증을 모두 완료하면 즉시 이용이 가능하다. 단,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에는 카드가 있어야 하는데 카드는 회원가입 후 일주일 이내로 배송된다.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에는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 다소 불편할 수도 있겠다.
회원가입 후에는 마찬가지로 웹사이트나 모바일웹, 어플리케이션에서 원하는 시간과 장소, 차종을 선택해 예약이 가능하다. 자체 통계에 따르면 어디서나 도보로 평균 10분 거리 이내에 그린존(차량거점)이 위치하고 있어 편리하게 사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단, 그린카가 제공하는 31종의 전 차종이 모든 그린존에 있는 것은 아니니 특정 차종의 사용을 원한다면 미리 위치를 확인해야 한다.
그린카는 네이버 메신저인 “라인(LINE)”과 제휴를 통해 “라인 그린카와 행운의 질주”라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개성있는 디자인과 넓은 공간으로 인기가 많은 레이 차량에 최근 팝업 스토어를 통해서도 큰 인기를 모았던 라인 캐릭터들이 랩핑된 라인 그린카 차량이 서울, 부산 지역의 주요 대학가 및 역세권에서 서비스된다.
카셰어링이 입소문을 타고 있지만 여전히 인지도가 높은 편은 아닌데, 업계 최초로 라인 브랜드와 함께하는 마케팅을 통해 젊은 층에게 적잖은 호응을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실제로 라인 그린카는 눈에 띄는 랩핑 디자인으로 어딜 가나 많은 시선을 집중시켰다.
이번 이벤트에서는 라인 그린카 배차 뿐 아니라 라인 메신저와 연계된 혜택도 제공되었는데, 라인 내의 그린카 계정을 통해 50% 할인쿠폰이 지급되고, 럭키찬스 계정에서는 추첨을 통해 무료이용권 및 영화 관람권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선물을 받아볼 수 있다. 기자가 그린카를 사용할 때에는 이미 럭키찬스 이벤트는 끝났지만, 그린카 계정을 친구추가 하자 바로 50% 할인쿠폰을 받아볼 수 있었다.
첫째날에는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헤이리 마을에 가야 했다. 쿠폰을 활용할 겸 라인 그린카가 있는 홍대입구역 그린존으로 향했다. 차는 홍익대 주차장에 있었는데, 넓은 주차장에서 차를 어떻게 찾을 지 고민하며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자마자 문 앞에 서있는 차량을 만날 수 있었다.
미리 발급받은 카드를 앞유리에 태그하자 곧바로 문이 열렸다. 그린카는 차에 타기 전 외관상 이상이 있는 부분을 사진촬영하여 전송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다행히 기자가 예약한 라인 그린카는 새 차인 만큼 별다른 파손부위가 없었다. 곧바로 차에 올라 시트를 조절하고 출발했다.
차를 타고 홍대앞 거리로 나오니 곧바로 엄청난 시선이 느껴졌다. 틴팅이 되어있어 행인과 눈이 마주치는 일은 없었지만, 흡사 슈퍼카를 탄 듯한 느낌을 받았다. 종종 휴대폰으로 사진을 촬영하는 행인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지난 9월 22일부터 10일 간은 강남과 홍대 일대에서 라인 그린카들이 카 퍼레이드를 벌였다고 하는데, 한 대만 있어도 이렇게 시선이 집중되는데 여러 대가 주행하는 모습이 얼마나 진풍경이었을 지 상상이 되었다.
차를 타고 자유로에 올라 파주로 향했다. 카셰어링은 렌터카와 달리 사용한 연료를 자비로 재급유할 필요가 없다. 대신 주행거리에 비례해 km당 일정액의 사용료가 후불결제된다. 또 차종 별로 km당 요금이 다르니 이 또한 미리 확인할 부분이다.
그린카는 차량 대여료가 30분 단위로 과금되고, 후불요금 역시 km당 과금 방식이므로 장시간, 장거리 운행보다는 단시간, 단거리 운행에 유리하다. 가령 멀지 않은 거리에 짐을 날라야 하거나 인원을 픽업하러 가는 경우, 또는 반나절 정도 가까운 근교로 드라이브를 가는 경우에는 카셰어링이 요긴하게 쓰인다. 그러나 하루 이상 차를 사용할 경우, 또 멀리 다녀와야 하는 경우에는 기간이 길어질 수록 일일요금이 내려가고 연비주행을 통해 유류비를 절감할 수 있는 렌터카가 더 유리하겠다.
한편, 카셰어링의 경우 주행거리로만 과금이 되고 연비는 상관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천천히 연비주행을 하면 더 불리한 부분이 있는데, 경제성과 친환경성을 내세우는 것을 고려하면 다소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부분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과금체계의 합리성을 고민해봐야 하지 않나 조심스럽게 지적해본다.
파주에 갔던 날에는 전국에 산발적으로 비가 내렸다. 이런 날씨에 차 없이 대중교통으로만 헤이리를 찾아왔으면 제법 고생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용무를 마친 뒤 일행을 내려주고 돌아오니 하루동안 대략 150km 정도를 주행했다. 레이 차량은 km당 190원이 과금되어 후불요금으로 약 28,000원 정도가 결제되었다. 평소 같은 거리를 주행한다고 했을 때의 유류비와 비슷한 수준. 시간 당 6,600원인 대여료는 다양한 쿠폰이나 시간대별 탄력요금제로 할인을 받을 수 있어 실제로는 25~50% 정도 저렴하게 사용이 가능했다. 이 날은 10시간을 예약했기 때문에 적잖은 요금이 지불되었지만, 2~3시간 정도 사용한다면 큰 부담이 없겠다.
이튿날에는 정 반대쪽인 경기도 성남 쪽으로 가야 했다. 홍대에서 차를 빌려 성남까지 가자니 길이 막힐 것 같아 대중교통을 타고 강남역으로 가서 강남역 근처의 그린카를 이용하기로 하였다. 강남역 역시 지하철역에서 300m 거리에 그린존이 위치해 있었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에서 어렵지 않게 모바일 지도를 통해 위치를 확인했다.
이 날은 회원카드를 두고 나와서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해 문을 열어보기로 했다. 어플리케이션에서 스마트키를 선택하고 문 열림 버튼을 누르자 약 10초 뒤 차량 문이 열린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터넷으로 신호를 보내 원격으로 문이 열린 것. 도어락 외에도 비상등이나 경보음을 작동시킬 수 있어 진짜 스마트키처럼 활용이 가능했다.
둘째날에는 어제와 다른 캐릭터가 랩핑된 노란색 레이를 사용했다. 무표정한 오리 캐릭터가 유난히 맑은 날 햇볕을 받아 더욱 도드라졌다. 마찬가지로 운전하는 내내 많은 시선-특히 여성 행인들의-을 받아 연예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많은 렌터카의 경우 보험 가입 절차가 까다롭거나 자차보험은 추가 가입을 해야 하는 반면 그린카는 종합보험과 자차보험이 기본 가입되어 있다는 점도 운전 부담을 줄여주는 요소 중 하나이다. 특히 운전 경험이 적은 편이라면 자차보험 가입이 필수인 만큼 초보운전자에게도 카셰어링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겠다.
이번 차량은 연료게이지가 1/4 밑으로 떨어져 있었다. 차량 앞유리 쪽에는 주유전용 카드가 비치되어 있어 주유 시에는 그 카드를 사용하면 된다. 후불요금이 주행거리에 비례하여 과금되는 대신 별도의 유류비는 없는 것. 행여라도 자비로 주유를 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
해질녘이 되어 차를 반납하러 강남역으로 돌아가야 했다. 현재 카셰어링의 가장 큰 단점은 편도 주행이 매우 제한된다는 점. 렌터카는 반납 영업소를 지정하면 추가요금을 지불하고 편도 이용이 가능하지만, 카셰어링은 무인으로 작동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수요가 많은 일부 노선에만 편도 이용이 가능하게 되어있다.
현재 그린카는 제주, 인천, 수원 등 3개 지역 일부 그린존에서만 편도 이용이 가능하여 경쟁업체인 “쏘카”에 비해서도 편도 사용가능 지역이 적다. 향후 시스템 개발을 통해 편도 노선이 확대될 것이라고 밝힌 만큼 편도 시스템이 지원되면 더 많은 사용자들이 편리하게 카셰어링을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예정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하여 문을 잠그고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해 반납처리를 완료하였다. 차량을 반납할 때에는 지정된 주차장소에 주차 후 시동을 끄고 문을 잠그면 자동으로 정시에 반납처리가 된다. 조기반납 시에는 어플리케이션의 반납 버튼을 누르면 되고, 조기반납을 해도 남은 시간에 대해서는 환불이 되지 않는다. 짧은 시간단위로 대여가 가능한 만큼 사용 시간을 미리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
네이버 라인 캐릭터와 함께하는 라인 그린카는 올해 말까지 서비스된다. 비록 지나치게 앙증맞은 차량이 다소 부담스러울 수는 있겠지만, 특별한 디자인의 라인 그린카를 타고 드라이브를 떠나고 싶다면 가까운 그린존에서 만나보자.
국내 최대 카셰어링 업체인 그린카는 이번 행사를 통해 카셰어링의 저변 및 체험기회를 확대하고 더욱 발전된 서비스를 선보일 전망이다. 부족한 점들을 보완하며 공유경제를 실천하고 새로운 자동차 사용 양식을 만들어나가는 카셰어링의 앞날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