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코리아는 지난 10월 2일부터 10월 5일까지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폭스바겐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2014″를 개최했다. 매년 가을, 고객 대상으로 진행되는 폭스바겐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는 폭스바겐의 다양한 차종을 체험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올해는 참가자의 기량에 따라 그룹을 나누어 더욱 수준있는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전날 비가 온 터라 강원도 인제에 위치한 인제 스피디움은 늦은 아침임에도 입김이 나올 정도로 쌀쌀했다. 참가자 등록을 마친 뒤 들어간 대기실에는 여러가지 즐길 거리가 준비되어 있었다. 특히 한 켠에 마련된 경품뽑기 크레인과 드라이빙 시뮬레이터는 참가자들이 줄을 설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본격적인 행사에 앞서 환영인사와 더불어 신차발표행사가 이뤄졌다. 이번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에서는 국내에서도 자동차 매니아들 사이에 적잖은 인기를 끌었던 시로코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공개되었다. 2015년형 시로코 R-Line은 앞뒤 디자인을 최신 폭스바겐 디자인 코드에 맞게 수정하고, 최고출력이 184마력, 최대토크가 38.7kg.m으로 향상되는 등 동력성능이 개선되었다.
특히 인테리어에 있어서도 기존 모델에서 많이 지적되었던 내장재 품질이 향상되고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스포츠 인스트루먼트 다이얼이 장착되는 등 적잖은 변화가 이뤄졌다. 국내 최초로 공개된 만큼 참가자들은 신형 시로코 R-Line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간단한 주의사항 안내와 점심식사에 이어 오후부터는 그룹별로 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프로그램은 크게 4개로 나뉘어 그룹별로 돌아가면서 체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기자가 속한 A그룹은 트랙 주행 코스를 첫 번째로 진행하였다. 인제 스피디움은 40m에 이르는 표고차로 하중이동이 까다로운 난코스로 소문난 곳. 불과 얼마 전에 안산 서킷을 다녀왔지만 새로운 서킷에 들어서는 것은 여전히 긴장되었다.
트랙 주행에서는 7세대 골프 GTI, GTD와 새로 출시된 시로코 R-Line 등 3가지 차종을 돌아가며 체험해볼 수 있었다. 또 스폰서인 한국타이어에서 다양한 종류의 썸머타이어를 제공하여 타이어의 그립력을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었다. 표고차가 심한 인제서킷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주행이 인상적이었다. 프로그레시브 스티어링이 적용된 골프와 강화된 파워트레인을 얹은 시로코 각각의 모델마다 특색있는 주행감각을 선보였다.
트랙 주행을 통해 다양한 차를 경험해보는 것은 좋았지만, 각각 2랩 밖에 주행할 수 없어서 차량과 타이어의 특성을 이해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또 차를 바꿔탈 때마다 선도차량의 페이스가 제각각이어서 지루하거나 따라가기 버거울 때도 있었다. 더 노련한 운영 노하우가 아쉬웠다.
이어서 택시 드라이빙 체험시간이 주어졌다. 전문 인스트럭터가 운전하는 골프 GTI를 타고 높은 페이스로 서킷을 달렸다. 도중에 트랙주행을 하고 있는 차량들이 섞여 레이스를 하는 듯한 기분도 느껴볼 수 있었다. 바로 직전에 직접 운전을 해봤던 만큼 직접 주행한 라인과 드라이버의 라인을 비교하는 재미도 있었다.
택시 드라이빙에 이은 세 번째 코스는 드래그&브레이킹 코스. 긴 직선주로와 끝의 브레이킹 구간으로 이뤄진 코스에서 골프 GTI와 TDI 모델의 가속성능과 제동력을 비교해볼 수 있었다. 또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프로그램에 흥미를 더하기 위해 그룹을 청백팀으로 나누어 누가 더 정확히 제동하는 지 대결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처음에는 제동력을 정확히 가늠하지 못하던 참가자들도 순서가 지날 수록 아슬아슬하게 브레이킹 존에 맞추며 경쟁하였다. 너무 늦게 브레이킹을 하여 브레이킹 존을 벗어나는 경우도 왕왕 있었다.
마지막 코스는 패독 뒷편에서 진행된 짐카나. 그룹과 상관없이 모든 참가자가 랩타임으로 순위를 가렸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는 행사의 하이라이트이기도 했다. 앙증맞은 사이즈의 폴로로 코스 시험주행을 선보인 뒤 2번의 주행기회가 주어졌다.
첫 번째 주행에서는 코스를 익히고, 두 번째에서는 랩타임을 측정하는 실전. 연습주행 중 차량의 운동성능을 느껴보려는 찰나, 스티어링 경고등과 함께 스티어링 휠이 돌덩이처럼 무거워졌다. 아무래도 이전 그룹들이 계속해서 짐카나 주행을 하다 보니 조향계통에 무리가 간 모양이었다. 잠시 쿨링 후 시동을 다시 거니 증상이 회복되었지만, 기자가 속해 있던 그룹은 마지막인 만큼 여러 참가자들이 비슷한 문제로 골탕먹었다.
2차 주행에서는 나름대로 만족스러운 주행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좋은 기록이 나와 전체 참가자 중 2위에 들었다. 덕분에 모든 행사가 끝나고 수료식 및 시상식이 진행될 때 호명되어 경품을 받는 영예(?)도 얻었다. 짐카나 입상자 이외에도 프로그램 종료 후에는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경품추첨 이벤트를 실시하여 뜻밖의 행운을 나누었다.
폭스바겐 코리아는 앞으로도 수준별 프로그램을 실시하면서 고객들이 더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록 행사 도중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등 운영상의 미숙함이 조금 아쉬웠지만, 지난 해에 지적되었던 수준별 프로그램의 도입 등 매년 개선되고 있는 프로그램에 2015년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에 대한 기대도 심어주었다. 내년에는 더욱 알찬 프로그램이 진행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