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럭셔리 슈퍼카 위켄드 코리아에는 평소에 만나기 힘든 멋진 슈퍼카 수십 대가 전시되었다. 모터쇼처럼 완성차 업체가 출품하는 차들이 아니기 때문에, 오너들의 독특한 스토리가 있는 차들을 볼 수 있다는 점 또한 럭셔리 슈퍼카 위켄드의 매력 포인트. 전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차 5대를 만나보자.
1. 메르세데스-벤츠 SLR 맥라렌
행사장에서 가장 화려한 자태를 선보인 차는 바로 메르세데스-벤츠의 슈퍼카 SLR 맥라렌이었다. 보기 힘든 이 차가 무려 두 대나 전시되어 있었는데, 전시장 입구에 전시된 차량은 로드스터 모델이었다.
SLR 맥라렌은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생산된 메르세데스-벤츠의 슈퍼카이다. 차체 설계 및 생산에 영국의 슈퍼카 제조업체이자 모터스포츠 엔지니어링 회사인 맥라렌이 참여했다. 5.5L V8 슈퍼차저 엔진에 AMG 5속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626마력의 최고출력을 내며, 0-100km/h 가속을 불과 3.6초 만에 마칠 수 있다. 출시 당시부터 화려한 버터플라이 상어를 연상시키는 롱노즈 숏데크 디자인, 공기저항을 이용해 브레이킹을 돕는 전동식 스포일러 등 첨단 기술과 아름다운 디자인이 맞물려 큰 화제를 모았다.
전시된 SLR 맥라렌 쿠페의 차주는 대구에 살고 있었는데, LSW 코리아의 개최 소식과 행사 취지를 듣고 먼저 선뜻 자신의 차량을 전시하고 싶다고 연락해왔다고 한다. 게다가 대부분의 슈퍼카 오너들이 카 캐리어로 차량을 옮기는 데 반해 이 SLR 맥라렌은 대구에서부터 직접 운전하여 이 곳 행사장까지 달려왔다고. 차주의 열정과 차량에 대한 자신감이 느껴졌다.
2. 크라이슬러 프라울러
SLR 맥라렌과 함께 전시장 입구에서 관람객들을 맞이한 차는 노란색 크라이슬러 프라울러였다. 프라울러는 비록 슈퍼카라 불릴 만한 성능은 아니지만,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당대에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모델이다.
1997년 다임러 크라이슬러 산하의 브랜드 “플리머스”를 통해 출시된 프라울러는 미국의 자동차 장르 중 하나인 “핫 로드(Hot Rod)” 스타일을 본따 만들어진 스포츠 로드스터이다. 유선형 차체와 서스펜션 구조를 드러낸 전륜 주변의 디자인은 전형적인 레트로 스타일 로드스터로써 높은 평가를 받았다. 1997년 한정모델로 소량만 판매되었다가 이후 고객들의 요청에 따라 1999년부터 다시 생산이 시작되었다.
2001년에는 플리머스 브랜드가 폐지되면서 크라이슬러 뱃지를 달고 판매되었다. 2002년 단종되었지만, 이후 PT크루저 등 크라이슬러의 레트로 디자인에 큰 영향을 줬을 뿐 아니라 2000년대 중반 미국 자동차 회사들이 레트로 디자인에 뛰어드는 기폭제가 되기도 하였다. 3.5L V6 엔진은 전기형이 214마력, 후기형이 253마력을 내는데 1,270kg에 불과한 중량 덕분에 경쾌한 주행이 가능했다.
3. 로터스 엑시지 S240
전시장 내에 있는 많은 차량들 중 유독 친숙한 차가 한 대 있었는데, 바로 “케토시”라는 필명으로 더 유명한 자동차 블로거의 로터스 엑시지 S240이었다. 형광색 바디컬러와 데칼 덕분에 많은 관람객들이 차를 알아보고는 사진을 찍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로터스 엑시지는 로터스의 대표 모델인 엘리스를 베이스로 만들어진 고성능 스포츠 모델이다. 엘리스와는 더 낮은 차체와 에어로킷으로 구별된다. 로터스는 출력은 대단히 높지 않은 대신 초경량 차체를 사용하여 슈퍼카급 주행성능을 보여주는 것으로 유명한데, 엑시지의 경우 불과 900kg대의 무게에 200마력 이상의 고성능 엔진을 얹는다. 전시차량인 S240의 경우 엑시지 중에서도 고성능에 해당하는데, 1.8L 슈퍼차저 엔진으로 243마력의 최고출력을 낸다.
이 차량의 경우 현재 차량문제로 자력시동이 불가능한 상태라 시동이 걸린 채로 캐리어를 통해 옮겨왔다고 한다. 그런데 전시장에 도착 후 시동이 꺼지는 바람에 주차장에서 전시장 내부까지 직원들이 차를 밀면서 들어왔다고. 이런 작은 이야기들이 행사에 더해져 일반 모터쇼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재미를 선사했다.
4. 페라리 599GTB 피오라노
전시차량 중 퍼포먼스로 순위를 매긴다면 599GTB 피오라노는 손에 꼽을 수 있을 만큼 페라리의 고성능 모델이다. 현재는 F12 베를리네타에 자리를 넘겨주고 구형 신세가 되었지만, 여전히 멋진 비례와 페라리의 명성에 걸맞는 아름다운 스타일을 뽐내고 있었다.
599GTB 피오라노(이하 피오라노)는 2006년 출시된 575M 마라넬로의 후속모델이다. 페라리의 라인업 중 한정판 모델을 제외한다면 최고의 퍼포먼스를 발휘하는 플래그쉽 스포츠카였다. 특히 전세계에 400대 밖에 없는 엔초 페라리의 6.0L V12 엔진을 탑재한 것으로 유명했는데, 자연흡기로 무려 620마력을 발휘하여 당대의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이름 중 599는 배기량을 나타내며 GTB는 “Gran Turismo Berlinetta”의 약자이다. 또 피오라노라는 별칭은 이탈리아 모데나에 있는 페라리 테스트 서킷의 이름에서 따왔다.
5. 포르쉐 911 GT2
기자가 취재를 마치고 행사장을 나설 즈음, 뒤늦게 도착한 차가 있었다. 얼핏 보기에는 평범한 포르쉐 911처럼 보였지만, 뒤에 적힌 레터링은 이 차가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바로 양산형 911 중 최상위 모델에 해당하는 911 GT2인 것.
포르쉐 911은 매우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단순히 사양만 다른 것이 아닌 완전히 다른 차로 봐도 무방할 정도의 고성능 모델들도 존재하는데, 그 중에서도 911 GT2는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한다. 이름 그대로 FIA의 GT2 레이스에 출전할 수 있는 규격을 갖춘 911 GT2는 일반 911 터보에 그 기반을 둔다. 3.6L 수평대향형 6기통 엔진에 트윈터보를 탑재하여 530마력의 최고출력과 69.9kg.m의 최대토크를 선보인다.
제원상으로는 썩 대단하지 않아보이지만, 4륜구동 대신 리어드라이브를 채택하여 중량을 1,438kg까지 낮추고 가변터보 시스템의 도움으로 2,200rpm부터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그 결과 0-100km/h 가속은 3.6초, 최고속력은 330km/h에 달한다. 포르쉐 역사상 322km/h(시속 200마일)의 벽을 넘어선 차는 911 GT1, 카레라 GT에 이어 911 GT2가 세 번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