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모델 다른 느낌, BMW 420d vs. 428i 비교분석

BMW의 미드사이즈 쿠페, 4시리즈는 두 가지 엔진 라인업을 갖추고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실용적인 성능과 효율성을 내세우면서도 스타일을 놓치지 않는 420d와, 강력한 퍼포먼스와 M4 못지않은 공격적인 디자인을 갖춘 428i는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각자의 매력을 갖고 있다.

특히나 국내에서는 428i에 더욱 스포티한 드라이빙을 위한 M 스포츠 패키지가 기본적으로 장착되어 있다. 전용 디자인의 에어로다이내믹 키트와 M 디자인 휠, 스포츠 서스펜션과 브레이크 시스템은 물론 전용 인테리어 등 여러 면에서 차별화된다. 이처럼 닮은 듯 서로 다른 색깔을 가진 420d와 428i의 디자인을 하나 하나 비교해보기로 했다.

두 차의 외관 상 가장 먼저 확인되는 차이점은 프런트 범퍼의 형상이다. 420d의 범퍼도 세단인 3시리즈에 비해서는 자세를 낮추고 성난 듯 입을 벌려 스포티한 느낌을 주지만, 428i의 M 스포츠 패키지 범퍼는 고성능 버전인 M4와 맞먹을 정도로 한껏 힘을 주었다. M 스포츠 패키지에 포함된 범퍼는 일반모델에 비해 에이프런을 확장하고 공기역학성능을 향상시켰다.

좀 더 가까이서 디테일을 살펴보면 그 차이는 더욱 뚜렷해진다. 420d의 범퍼는 헤드램프 끝단에서 시작된 라인이 범퍼 중앙을 향해 물결치며 흐르다 서서히 옅어지는 반면, 훨씬 깊은 주름을 잡은 428i의 캐릭터 라인은 라디에이터 그릴까지 이어진다.

안개등 주변 역시 420d의 에어벤트는 리본모양으로 좌우가 이어졌지만 428i는 M4와 흡사한 3분할 에어벤트에 무늬가 들어간 메쉬형 그릴이 둘러졌다. BMW의 상징과도 같은 키드니 그릴 또한 크롬 컬러인 일반형에 비해 428i는 블랙 하이그로시 컬러로 마감되었다는 차이가 있다.

옆모습에서 428i는 M 로고가 더해진 블랙 하이그로시 사이드 가니쉬를 적용하여 스포츠성이 강조되어 있다. 좀 더 신경써서 살펴보면 윈도우 트림 역시 420d는 고급스러움을 강조하기 위해 크롬으로 처리된 반면 428i는 블랙 하이그로시로 처리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외에도 428i는 에어로다이내믹을 고려한 스포츠 사이드 스커트가 적용됨으로써 몸을 한껏 웅크린 듯한 실루엣을 보여준다.

차이가 확연히 두드러지는 전면부에 비해 리어 디자인의 차이는 크지 않다. 하지만 블랙 컬러의 디퓨저 주변에 주름을 잡고, 트윈 엔드 머플러 팁을 채택한 428i가 ‘달리는 차’ 다운 뒷태를 완성시킨 반면에 420d는 싱글 머플러팁과 굵은 크롬 몰딩을 넣어 고급스럽고 보수적인 마감이 더해졌다.

자동차의 신발이나 다름없는 휠에서도 차이를 볼 수 있다. 18인치 휠이 기본 적용되는 420d와 달리 428i는 19인치 휠과 고성능 타이어를 장착한다. 휠 사이로 보이는 M 스포츠 패키지 전용 고성능 브레이크 역시 420d와 구별된다. 더욱이 M 스포츠 패키지는  일반 모델보다 더 탄탄한 M 스포츠 서스펜션을 장착하여 코너링 성능에서도 우위를 점한다.

차에 탑승하면 두 모델의 지향점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 더욱 와닿는다. 428i는 문을 열자마자 M 사이드 스텝과 메탈 재질의 풋레스트로 드라이버를 반긴다. 우드그레인 트림으로 럭셔리함을 어필하는 420d와 메탈 재질의 트림을 두른 428i가 서로 다른 퍼포먼스를 추구한다는 것은 누구나 한 눈에 알 수 있다.

시트의 형상도 눈에 띄게 차이가 난다. 양 옆 모서리를 한껏 부풀린 428i의 스포츠 버킷 시트는 420d의 노멀 시트보다 타이트하게 운전자의 자세를 고정시킨다. 더 정확한 시트포지션을 맞추기 위해 허벅지 받침 부분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 또한 다른 부분이다.

인테리어에서 가장 큰 차이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M 스포츠 스티어링 휠이다. 420d 역시 3스포크 디자인이긴 하나, 428i의 M 스포츠 스티어링 휠은 스포크를 날카롭게 다듬고 그립감을 살렸다. 조작편의성은 그대로이지만, 하단에 부착된 M로고가 준마의 DNA를 상기시켜준다. 계기판 레이아웃은 거의 동일하지만, M 스포츠 패키지가 적용되면서 눈금에 붉은 색 포인트가 더해졌다.

그러나 두 차량의 가장 결정적인 차이가 드러나는 것은 역시 심장이다. 이미 여타 BMW 모델에서 성능과 효율성이 검증된 420d의 2.0L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84마력에 38.8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넉넉하진 않아도 컴팩트한 4시리즈를 움직이는 데에는 충분한 성능일 뿐 아니라 두 자릿수 아래로 떨어지기 힘든 연비까지 자랑한다.

반면 428i는 이전 세대에 탑재됐던 3.0L 직렬6기통 엔진 대신 2.0L 4기통 터보엔진을 얹었다. 245마력의 최고출력에 35.7kg.m의 최대토크를 내는데, 0-100km/h 가속을 5.8초 만에 마칠 수 있다.

지금까지 같은 4시리즈이지만 전혀 다른 느낌을 주는 420d와 428i를 낱낱히 비교해보았다. 실용적인 승용 디젤을 추구하면서도 3시리즈와는 차별화된 매끈한 쿠페 디자인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420d를, 파워풀한 드라이빙을 선호하지만 M4보다는 부담없이 달리고 싶은 사람이라면 428i를 고려해볼 수 있겠다.

매력적인 두 대의 4시리즈 중 하나를 고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당신이라면 둘 중 어느 것을 선택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