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나고야에서 멀지 않은 동쪽에 위치한 토요타 시는 토요타 자동차 생산의 핵심 거점으로 도시 이름까지 토요타로 바뀐 곳이다. 이곳 토요타 시는 2009년 환경 모델도시로 지정됐는데, 그후 CO2 절감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실제로 광범위하게 적용해 오고 있다. 물론 토요타가 앞장서서 친환경 도시 구현에 힘쓰고 있는데 토요타는 ‘무리하지 않고 신경 쓰지 않아도 친환경이 실현되는 도시’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이를 위해 특별히 지난 2012년 5월 토요타시 모토시로쪼 3쪼메 지역에 ‘에코풀 타운’을 건설하고 누구나 편하게 방문하여 친환경을 실천하는 실제적인 방법과 노력을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에코풀 타운에는 노선을 따라 운행되는 버스만 통과할 수 있는데 버스가 가까이 오면 신호를 통해 바닥에 돌출되어 있는 봉이 자동으로 내려가 버스를 통과하게 하고, 버스가 지나가면 다시 봉이 올라와 일반 차량은 에코 풀 타운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이는 새로운 도로 교통 시스템으로 버스 호출, 보행자 감지 등의 실험이 진행되는 것이다. 일반 차량은 입구에 위치한 주차장에 주차해야만 한다.
가장 먼저 둘러 볼 곳은 ‘파빌리온’으로 토요타의 저탄소 사회로 향한 대응을 즐겁게 배울 수 있는 곳이다. 영상을 통해 지구 환경의 변화에 대한 이해를 하고, 스마트 하우스의 에너지 절감 시스템을 살펴보고, 동식물 등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놀라운 친환경 기술에 대해서도 살펴 볼 수 있다.
에코풀 타운의 관리인들은 세그웨이를 닮은 1인용 탈 것인 ‘윙렛’을 타고 이동한다. 방문자들도 잠시 시간을 내 윙렛 체험을 할 수 있다. 스스로 알아서 중심을 잡아주고, 간단한 조작 만으로 주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다. 윙렛 역시 토요타가 미래의 친환경 개인 이동 수단으로 연구 중에 있다.
에코풀 타운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끈 곳은 단연 ‘스마트 하우스’다. ‘토요타 홈’이라 이름 붙여진 이곳 스마트 하우스는 지붕에 장착된 태양열 발전기를 통해 만들어진 전기를 축전지에 저장 했다가 필요에 따라 다양한 가전 기구 구동과, 전기 자동차 충전 등에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한 맞춤형 주택이다. 이를 통해 일반 가정 대비 평균 55%, 최대 75%의 CO2를 절감할 수 있게 해 준다. 이 토요타 홈은 토요타가 직접 설계하고 제작하여 현재 토요타 시 2개 지역에 67채의 스마트 하우스를 공급해 실제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에코풀 타운 방문 전날 토요타는 세단형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를 내년 초에 일본에서 일반인에게 시판하겠다고 발표했다. 마침 에코풀 타운에는 ‘수소 스테이션’이 이미 설치되어 있어서 이 또한 많은 관심을 모았다. 일본은 올해 안에 총 31곳의 수소 스테이션을 설치할 계획이다. 그 중 3곳 정도는 스테이션 자체에서 수소를 바로 생산해서 충전해 주는 ‘온사이트 형’이고, 나머지는 수소 생산 공장에서 생산된 수소를 전용 용기로 공급받아 자동차에 충전해 주는 ‘오프사이트 형’이다. 에코풀 타운에 설치된 수소 스테이션은 온사이트 형으로 도시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장치가 스테이션 뒤 쪽에 설치되어 있으며 시간당 승용차 약 2대 분량의 수소를 생산해서 저장해 둘 수 있다. 승용차 기준으로 3분간 충전하면 약 500km를 주행할 수 있는 수소가 충전된다.
주요 도시 4곳 정도에 31개소의 수소 스테이션이 설치된다면 인근 지역에서는 당장 수소연료전지차를 구입한다고 하더라도 수소 스테이션을 방문하고 수소 공급을 받는 데 큰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 이미 수소 시대가 성큼 현실로 다가온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수소 스테이션 너머에는 ‘스마트 모빌리티 파크’가 마련돼 있었다. 이 곳은 1인승과 2인승 초소형 전기자동차와 전기자전거의 쉐어링 거점으로 현재 총 25곳에서 전기자전거 100대, 초소형 자동차 100대가 운영되고 있다. 이 쉐어링 서비스에 가입된 회원은 2천명 정도이며 예약 후 자전거나 자동차를 이용하고 주행한 거리만큼 비용을 지불하면 된다.
이처럼 태양열과 전기, 수소를 생활에 접목한 삶이 이 곳에서는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말이다. 이들 외에도 에코 풀 타운에는 벽면에서 채소를 기른다든가 온실 속에서 고밀도로 채소를 기르는 친환경 농법을 통해 실제 채소를 기르고 그 채소를 타운 내 레스토랑에서 식재료로 사용하는 등 자연과 가까워지는 다양한 노력들도 이뤄지고 있었다.
에코 풀 타운은 아직까지는 실험적인 공간이고 홍보를 위한 공간이지만 앞으로 인류가 어떻게 자연과 하나되어 살아 갈 수 있을지를 깊이 고민하고 있는 토요타의 지혜가 잘 전달되는 곳이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일들이 너무도 실제적이어서 보다 광범위하게 현실화 되는 날이 머지 않아 보였다.
[스마트 하우스의 실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