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자동차의 대명사이자 이제는 친숙해진 하이브리드 자동차. 하지만 하이브리드 자동차라는 말조차 생소했고, 무엇이 좋은지도 알려져 있지 않던 시절에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판매하는 일은 그야말로 도전이었을 것이다.
토요타의 자동차 문화를 선도하는 메가웹을 방문한 다음날 동경 미나토구 미타에 위치한 토요타 딜러의 한 전시장을 방문했다. 도쿄토요타자동차주식회사 본사가 있는 건물 1층에 위치한 미타 전시장은 토요타라는 브랜드를 생각할 때 비교적 단출한 모습이었다.
그런데 이 곳 미타점이 바로 세계 최초로 하이브리드 자동차 프리우스를 판매하기 시작한 곳이자 일본에서 프리우스를 가장 많이 판매하는 곳이다. 오늘날 프리우스가 하이브리드의 대명사로, 또 일본 최고의 인기자동차로 자리매김한 산실이 바로 이곳이었던 것이다.
그리 넓지 않은 전시장에는 프리우스 알파를 비롯한 단 4대의 자동차가 전시되어 있었다. 땅값이 비싼 동경의 전시장임이 실감났다. 전시장 한 쪽에는 커피와 음료를 판매하는 카페가 자리하고 있는 점도 이채롭다. 사무실 밀집 지역인 만큼 편하게 커피나 음료를 마시러 방문할 수도 있고, 커피를 마시면서 자연스럽게 자동차도 둘러 볼 수 있느니 일석이조인 셈이다.
도쿄토요타자동차주식회사는 1946년 창립된 토요타 딜러로 현재 1,381명의 사원을 거느린 토요타 최대 딜러 중 한 곳이다. 일본에서는 직영점이 없고 모두 딜러 형태로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함께 한 기자단은 이곳 미타점의 점장 코이치 스즈키 씨로부터 프리우스를 처음 팔던 시절의 이야기를 비롯해 일본의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Q. 일본에서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보조금 지급이 끝났는데도 계속 하이브리드카가 인기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A. 그 동안 정부에서 지급한 에코카 보조금이 큰 혜택이었던 것은 맞지만 지금도 ‘에코카 감세’ 형태의 지원이 있다. 취득세와 중량세를 완전히 면제해 주고, 자동차세도 75%로 경감해 주고 있어 일반 가솔린 모델 대비 메리트는 여전하다고 볼 수 있다.
Q. 일본에서도 최근 디젤 승용차가 주목 받기 시작했는데 디젤과 하이브리드의 경쟁 전망은?
A.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한국과 좀 다르고, 디젤 규제가 일본에서는 더 강하다. 차량 가격도 차이가 난다. 과거에는 경유 가격이 많이 쌌지만 지금은 10엔 정도 밖에 차이가 안 나서 매력이 떨어진다. 반면 하이브리드는 세금보조가 있고, 연비도 휘발유보다 2배 좋아 일본에서는 여전히 하이브리드가 매력이 있다.
Q. 최초로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판매한 것은 모험이었나? 아니면 성공할 줄 알고 있었나?
A. 판매현장 입장에서는 매우 큰 모험이었다. 지금은 4개 채널에서 판매 중이지만 당시에는 1채널에서만 팔았다. 하이브리드가 어떤 차량인지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메이커가 제시하는 장점을 듣고 판매를 시작했다. 초대 프리우스는 지금에 비해서 완성도가 많이 떨어졌지만 환경을 많이 생각하는 분들이 고객이 되어줬다.
당시에는 프리우스를 구입하는 것이 사회적 지위로도 인식됐다. 벤츠를 타던 사람이 프리우스를 타기도 했다. 법인의 경우 환경차를 타고 있다는 것을 홍보하기 위해서 타기도 했다. 골프장 같은 경우 제초제 등을 많이 쓰기 때문에 프리우스를 구입함으로 친환경 기업임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구입했다. 지금은 많은 일반인 고객들이 직접적인 장점 때문에 구입한다.
Q. 첫 해 판매한 대수와 지난 해 판매 대수는 얼마나 차이가 나나?
A. 1997년 12월에 판매를 시작 시작했는데 그 해에는 318대를 팔았다. 98년에 1,370대를 팔아 전체의 19.59%를 차지했다. 2002년까지 10~15% 판매 비율을 유지했다.
승용차 안에서만 보면 하이브리드의 비율은 에코카 보조금이 있을 당시인 2009년 52.02%, 2010년 53.91%를 차지했다. 전체 자동차 대비로는 26.24%에 해당한다.
아쿠아 판매 전까지 승용차 대비 약 50% 정도였고, 2011년 11월 소형차 아쿠아가 도입되고, 프리우스는 25% 전후, 아쿠아 포함 하이브리드 전체는 50% 전후를 판매하고 있다.
Q. 일본 소비자들의 하이브리드에 대한 인식은 어떠한가? 처음부터 하이브리드를 사려고 오는가, 와서 보고 혜택을 알게 돼서 선택하는가?
A. 하이브리드에 대한 인식이 매우 높다. 17년 째 하이브리드를 취급 중인데, 처음부터 결심하고 오는 분들이 많다. 보조금이 있는 당시에는 메스컴, CF 등에 많이 노출돼 있어서 혜택을 이미 알고 있는 상태에서 점포를 방문했다.
Q. 연령대 별 선호도는?
A. 토요타에 39개 점포가 있는 만큼 지역 특성이 있다. 이 미타 점포는 기업과 법인 고객이 많다. 이들은 연비 비교표를 보고 나서 하이브리드를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에서는 젊은 층의 자동차 구입 기피 경향이 많다.
Q. 연비 외에 퍼포먼스에 대해서도 만족하나?
A. 개인 의견인데 3세대 프리우스는 에코, 노멀, 파워 3가지 모드가 있어서 파워모드 사용하면 상당히 역동적이다. 고객들께도 시승하면서 설명한다. 연비를 중시하는 고객은 에코 모드를 주로 선택한다.
Q. 캠리 하이브리드도 판매하나?
A. 일본에서 캠리 하이브리드는 판매하지 않고 있다. 크라운 하이브리드, 프리우스, 아쿠아, 에스티마, 프리우스 PHV, 프리우스 알파를 판매하고 있다.
Q. 아쿠아 도입 후 프리우스와 아쿠아를 합쳐서도 이전과 비슷한 50% 정도라면 프리우스로 갈아 탔다고 볼 수 있나? 프리우스와 아쿠아를 팔 때 수익성은?
A. 예전에는 이곳 1개 채널에서 팔았지만 아쿠아 도입 후 현재는 일본 4개 채널에서 프리우스와 아쿠아를 팔고 있어 총 판매대수는 크게 늘었다. 하지만 이곳 미타에서는 프리우스와 아쿠아를 합한 판매대수가 이전과 비슷하다. 마진율은 크게 높지 않은데, 그래도 프리우스가 더 높다.
Q. 일본 고객의 자동차 선택 기준은 무엇인가?
A. 디자인이 가장 먼저고, 다음은 연비, 가격 등 토털 코스트다.
Q. 일본에서는 젊은 층이 자동차 구입을 기피하고 있는데 젊은 층을 위한 제품을 만들고 있나?
A. 토요타 점은 고급 차를 판매하는 점이다. 네트 점, 코롤라 점은 젊은 층을 위한 자동차를 판매하고 있다. 프리우스와 아쿠아는 전체널에서 취급한다.
Q. 하이브리드 판매를 위한 특별한 방식이 있나?
A. 판매 당시에는 환경인식 높은 분들, 사회 지도층이 주 고객이었는데 현재는 하이브리드에 대한 인식이 넓어졌다. 그래도 이해를 돕도록 시승을 많이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코스트 절약을 말해 준다.
Q. 하이브리드에 적합한 운전 방법 등을 교육 하나?
A. 쇼룸에 가 보면 에코 드라이브 어드바이스를 하고 있다. 신문이나 방송에서도 에코 드라이브 어드바이스 광고를 하고 있다. 서비스 스텝 중에 하이브리드 마스터가 있는데 이들을 고객에게 소개해줘 조언을 받도록 한다.
Q. 하이브리드 전용 튜닝파츠가 있나? 있다면 출고 시 장착해서 판매하나?
A. 메가 웹에서 봤을텐데 ‘GZ’ 라는 브랜드로 판매하고 있고 판매대수 많아졌다. 드레스업 파츠도 판매하고 있다.
Q. 하이브리드와 일반차의 판매 마진률은?
A. 똑 같다.
Q. 크라운 마제스타 하이브리드를 팔고 있는데 장점은 무엇이고, 고객의 반응은 어떤가?
A. 마제스타는 배기량이 4.6이고, 크라운도 3.5인데, 하이브리드는 2.5로 다운됐다. 고객들은 직접 시승 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크라운 휘발유와 하이브리드의 차량 가격 차이는 60만엔 정도이고, 에코카 감세를 적용하면 최종적으로는 약 30만엔 정도 차이가 나는데, 이 또한 연비를 감안하면 충분히 선택할 만해 시승 후 하이브리드를 선택하는 고객이 많이 있다.
Q. 현재 있는 차종 외에 고객들이 원하는 타입의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있나?
A. 슬라이드 미니밴에 대한 하이브리드 요구가 있다.
Q. 향후 하이브리드 비중 전망은?
A. 토요타에서 하이브리드 차종을 늘리겠다고 발표하고 있어 향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Q. 토요타에서 최초로 연료전지차(FCV)를 판매하게 되는데 어느 채널에서 판매하게 되는가? 연료전지차에 대한 전망은 어떻게 보는가?
A. 우리 채널에서 판매하게 된다. FCV에 대한 개인의견은 프리우스 보급에 15년 정도 걸렸다. 현재 휘발유 가격은 155엔이 넘어간다. 앞으로 화석연료를 대체할 충분한 차량이라고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