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자동차(주)(이하, 토요타)는 지난 25일, 동경 메가웹에서 세단 타입의 일반 시판용 신형 연료전지 자동차(FCV)를 공개함과 동시에 발매 시기 및 일본에서의 차량 본체 목표 가격과 판매 채널을 공표했다.
신형 연료전지차는 일본에서 2014년(2015년 4월 이전) 내에 판매가 시작된다. 현대자동차 등이 관공서나 특정인에게 한정적으로 판매하는 형태가 아니라 누구나 원하는 사람은 자동차 전시장을 방문해서 구입을 할 수 있는 본격 시판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는 세계 최초다. 판매는 토요타점과 토요페트점이 담당하고, 지역은 수소 스테이션의 정비가 예정되어 있는 지역 및 그 주변 지역의 판매점이 될 전망이다. 가격은 700만엔 정도로 예상된다. 미국, 유럽에서는 2015년 여름 경 출시를 목표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선보인 시판용 연료전지차는 세단형으로 항속거리 700km를 확보하였으며, 수소 충전에 걸리는 시간은 3분 정도가 소요될 정도로 가솔린 엔진의 운용과 비슷한 수준에 이른다.
수소 연료전지차 보급의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인 수소 공급은 현재 일본 내 4대 도시를 중심으로 수소 스테이션이 설립되고 있는데, 연말이면 31곳이 영업을 시작할 전망이다. 당장은 수소 스테이션이 설치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판매가 시작될 것이고, 그 지역이라 하더라도 수소 충전을 위해서는 다소 먼 거리를 이동해서 충전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본격 수소 시대를 여는 첫 발걸음으로는 충분히 획기적인 행보라 할 수 있겠다. 수소 스테이션에서는 일반 주유소에서 가솔린을 주유하듯 충전소 직원이 전용 충전기로 3분 정도 만에 완전 충전이 가능하다.
또 하나의 걸림돌은 자동차의 가격이다. 현대는 투싼 ix 수소 연료전지차의 가격을 1억 5천만원으로 책정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각각 6천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해서 실제 판매가격은 3천만원대로 판매한다고 하지만, 이는 보조금에 절대 의존하는 프로토 타입에 가까우며 특히 일반인은 구입할 수도 없다. 그런데 토요타는 이번에 실제로 일반인이 구입할 수 있는 자동차의 가격을 약 7천만원 정도로 책정했는데, 이는 투싼 ix에 비하면 훨씬 더 현실적인 가격이다.
하지만 이 역시 정부의 보조금이 아니고는 판매가 쉽지 않은 가격이다. 그래서 토요타도 일본 정부의 보조금을 기대하고 있기는 하다. 과거 토요타가 프리우스를 처음 판매할 당시 정부는 프리우스와 프리우스 급의 일반 승용차의 가격 차이의 절반 정도를 보조한 바 있다. 이를 감안하여 이번에도 토요타 FCV에 보조금이 지급된다면 약 2천만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할 수 있으며, 그렇게 되면 일반인이 실제로 구입할 수 있는 가격은 약 5천 만원 정도가 된다. 이럴 경우 프리우스 최초 시판 때처럼 고급차를 탈 수 있는 경제 수준의 고객 중에서 친환경 마인드가 높은 고객들이 우선 구입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결국 프리우스가 2세대를 거쳐 3세대에 이르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되기까지 약 10년의 세월이 필요했던 것처럼 FCV 역시 어느 정도 실험적인 판매기간이 필요한 것은 어쩔 수 없어 보인다. 하지만 기술적인 완성도나, 향 후 여러 메이커들이 앞다투어 FCV를 선보일 가능성, 정부의 친환경 정책들이 잘 맞물릴 경우 FCV는 프리우스 때보다는 더 빠른 시간 내에 잘 정착할 가능성도 높다고 할 수 있다.
토요타는 20년 이상 FCV 개발에 임하고 있으며,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에 의해 발전을 하는 FC 스택과 수소를 저장하는 고압 탱크를 중심으로 한 FC 시스템을 자체 개발했다. 토요타는 이미 2002년 이후 미국과 일본에서 SUV타입의 연료전지차를 도입해 오고 있다. 차체가 큰 SUV에 비해 세단형 FCV 개발은 보다 높은 기술 수준을 요한다. 모든 연료 전지 장치들을 더 소형으로 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소 연료전지차는 충전된 수소를 산소와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하고, 그 결과로 물을 배출하며 이 과정에서 일체의 배기가스나 오염 물질을 만들지 않는다.
현재 거의 모든 자동차 메이커들이 앞 다투어 수소 연료전지차를 개발하고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실제적인 문제인 수소 공급과 차량 가격 등의 문제로 인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시판 시점을 기약하지 못하고 있는 반면, 토요타가 가장 먼저 시판의 물꼬를 틀 예정이다. 궁극의 친환경 자동차로 인정받고 있는 수소 연료전지차가 이제 현실 속으로 성큼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