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K9, 갤러리에서 작품이 되다

럭셔리 아이템들이 특별한 고객과 만나기에 좋은 곳은 어딜까? 이들은 백화점, 골프대회, 요트대회 등 자신들의 고객으로 모시고 싶은 이들이 모이는 곳으로 고객을 찾아 나선다. 최근 기아자동차는 최고급 세단 K9을 체험할 수 있는 K9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대구에서는 기아 K9이 VIP 고객들을 만나기 위해 회화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갤러리를 찾는다고 하여 그 현장을 다녀왔다.

대구 수성구, 대구 월드컵 경기장이 멀리 보이는 달구벌 대로변에 그리 크진 않지만 현대식으로 잘 꾸며진 ‘갤러리 全’이 있다. 지난 5월 23일과 24일 양일간 이곳에서 기아자동차가 ‘K9 Driving Experience GALLERY’ 행사를 가졌다. 기자가 방문한 것은 23일 오전. 10시 반이 되자 차분하게 그림을 감상하는 공간인 갤러리가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방문하는 VIP들을 맞기 위해서였다. 초청받은 고객들이 속속 갤러리 주차장으로 들어서자 발레 파킹 요원들이 먼저 고객들을 맞았고, 간단한 접수를 마친 후 갤러리로 인도된 고객들은 편하게 갤러리를 둘러 봤다.

이날 갤러리 全에서는 대구 지역 출신 화가 김윤종 작가의 회화 ‘하늘보기’ 초대전이 열리고 있었다. 전시된 그림들을 둘러 보니 모든 그림이 하늘과 구름을 테마로 하고 있었다. 대관령도 보이고, 제주도 그림도 있었는데 모두 차분하고, 시원하고, 평화로운 그림들이었다. 소개 자료를 보니 김윤종 작가는 구름이라는 매체를 통해 자신만의 세계를 확고히 구축한 작가로, 구름을 섬세한 감성으로 관찰하고 표현하는데, 단순한 풍경을 넘어 구름을 통해 작가의 심상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한다.

기아자동차 측에서도 김윤종 작가의 구름 그림들이 전해주는 자연의 여유와 한 없는 평화로움이 기아의 최고급 세단 K9의 이미지와도 잘 어울려서 무척 반가웠다고 한다.

최대된 고객들은 갤러리가 익숙한 듯 전시된 그림을 감상하면서 큐레이터에게 이것 저것을 묻기도 했고, 호텔식으로 마련된 정갈한 케이터링 음식을 들면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초청받은 고객들이 다 도착한 11시가 되자 간단한 환영인사를 통해 기아 K9이 이렇게 멋진 회화전이 열리고 있는 갤러리를 찾은 이유를 설명했다. 그냥 단순하게 전시장으로 초청해서 시승을 권할 수도 있었지만 K9과 어울리는 VIP들이니만큼 품격이 있는 회화전시회에 와서 좋은 그림도 감상하고 편한 분위기에서 K9도 시승해 보도록 모셨다는 것이다.

으레 이런 행사라면 장황한 제품 설명이 있을 것 같았지만 정작 K9에 대한 설명이라곤 간단한 영상을 본 것이 전부고, 앞으로 숫자 ’9′가 상징하는 의미에 맞게 갤러리 뿐 아니라 고급 레스토랑이나 서킷 등에서도 다양한 모습으로 고객들을 만나겠다는 각오를 보여줬다. 정말 짧은 인사 이후 곧바로 시승에 대한 안내가 있었고, 고객들은 K9이 기다라고 있는 주차장으로 안내됐다. 그리고 접수하면서 부여 받은 시승차 번호 대로 K9에 올랐다.

시승에는 초대 받은 한 쌍씩 K9에 타고, 영업사원이나 기아차 가이드는 출발 전 차에 대해 설명만 해 주고 차에 타지는 않았다. 편하게 K9을 느껴 보라는 배려다. 시승은 대구 미술관을 돌아 오는 그리 멀지 않은 코스로 짜여 졌는데, 기자도 시승에 함께 했다. 시승 경로는 네비게이션에 잘 입력돼 있었고, 만일에 대비해 주요 교차로에는 안내 표지판과 안내 요원이 배치돼 있어서 처음 가 보는 길이었지만 어렵지 않게 코스를 잘 따라 갈 수 있었다. 대구 수성구 지역의 한적한 도로를 따라 월드컵 경기장과 대구 미술관의 멋진 모습을 감상하면서 시승은 가볍게 진행됐다.

2014년형 K9은 이미 시승해 본 터라 크게 새로울 것도 없고, 기능들도 잘 알고 있었지만 서울을 떠나 고향(기자의 고향이 경북이다) 인근에서 시승하는 기분은 조금 달랐다. 거기다 갤러리에서 감상했던 그림이 주는 여운에, K9의 럭셔리한 실내와 최첨단 편의 장비, 그리고 안락한 주행성능이 어우러져 무척 여유로운 시승이었다. 함께 시승에 참가한 15쌍 정도의 고객들도 모두 여유로운 주행으로 시승을 즐기는 분위기였다.

시승 목적지인 대구 미술관에 도착해서는 가볍게 음료를 마시면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갤러리 全으로 향했고 시승은 잘 마무리됐다.

돌아오자 간단한 설문조사가 진행됐다. 이번 행사에 대한 만족도와 K9에 대한 평가 등 부담 없이 답해도 되는 설문들이었다. 이렇게 짧은 시승행사는 마무리됐고, 돌아가는 길에는 기아차가 준비한 선물도 제공됐다. 편하게 와서 좋은 그림 구경하고, 맛있는 차와 음식 즐기고, 최고급 차 타보고, 선물도 받아가는 초청이라니…..

설문을 마치고 돌아서는 참가자 몇 명과 간단하게 이야기를 나눠 봤더니 모두들 여유 있는 시승행사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바쁜 일상으로 인해 전시장을 방문해서 평소 궁금했던 K9을 자세히 살펴 볼 여유를 갖지 못했는데, 마침 갤러리로 초대를 해 준 덕에 모처럼 큰 맘 먹고 시간을 마련했고,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여유롭게 그림도 구경하고 K9도 편하게 타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참가자들은 대충 짐작으로 부부가 참여한 경우가 1/3 정도됐고, 나머지는 동료나 친구, 혹은 아내 외 다른 가족과 함께 참가한 것으로 보였다.

K9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고급스럽고, 여유 있고, 첨단 정비가 많아 만족스러웠으며, 기대 이상이었고, 가격을 고려하면 가치가 무척 높다고 답했고, 일부는 지금 타고 있는 차에 비해 초반 출발이 조금 굼뜨다거나, 앞모습은 무척 마음에 드는데 뒷모습은 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날 참가한 고객들은 초기형 K9, 오피러스, 쏘렌토, K5 등 기아차를 비롯해서, 1세대 제네시스, 그랜저 등 현대차, 그리고 아우디 A6, 링컨 MKS, 닛산 알티마, 포르쉐 카이맨 등 다양한 수입차들을 타고 갤러리에 왔다.

기아 K9은 현대 에쿠스와 같은 플랫폼으로 개발된 대형 세단으로 성능과 기능 면에서 에쿠스와 동등하지만 시장에서는 현대 제네시스와 에쿠스의 중간에서 제네시스에 좀 더 가깝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듯하다. 실제로 기업체 등에서는 임원에게 현대 제네시스와 K9을 동급으로 제공하고 이들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곳도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K9의 가치를 제대로 알고 있다면 K9을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굳이 이런 상황이 아니더라도 K9은 매우 뛰어난 가치를 지닌 차다.

다만 에쿠스에 비해 낮은 인지도와 브랜드 밸류로 인해 저평가되어 있을 뿐이다. 차체의 크기와 성능, 포지셔닝으로 볼 때 경쟁 수입차라 할 수 있는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나 BMW 7시리즈, 아우디 A8 등 대형 세단과 비교하면 가격 대비 가치가 매우 높은 모델이기도 하다. 기아자동차가 VIP 고객들을 굳이 갤러리로 초청해 K9을 경험하도록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기회를 통해 더 많은 이들이 K9의 진정한 가치를 알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