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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로드에 흠뻑 젖다, 재규어 랜드로버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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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로버 레인지로버는 SUV이지만 가격이 1억을 훌쩍 넘어 2억까지 이르다 보니 과연 이런 차를 끌고 오프로드에 들어가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물론 실제로 많은 오너들이 도시에서 주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모름지기 랜드로버라면 진흙탕에도 들어가고 험한 언덕도 올라가고 강물도 건너고 해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가 멋진 이벤트를 준비했다. 재규어 랜드로버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다. 이번에는 기자들만 대상으로 한 행사지만 재규어 랜드로버는 고객을 대상으로 한 행사도 꾸준하게 진행해 오고 있다.

이번 행사가 더 뜻 깊었던 것은 랜드로버 전 모델들로 아주 멋진 오프로드를 다녀올 수 있어서였다.

재규어 랜드로버 전 모델들을 시승할 수 있는 랜드로버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가 경주 블루원 리조트 인근에서 열렸다. 아침 일찍 서울에서 KTX로 경주에 도착한 후에 버스로 블루원 리조트까지 이동한 후 잠깐 동안 컨퍼런스를 가졌고, 오후부터 본격적으로 시승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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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원 리조트의 어느 한적한 주차장으로 이동하자 재규어와 랜드로버 전 모델이 도열해 있었다. 먼저 시승에 나선 것은 랜드로버였다. 레인지로버와 레인지로버 스포츠로 구성된 한 그룹과 디스커버리, 프리랜더, 레인지로버 이보크로 구성된 또 한 그룹, 이렇게 2조로 나눠 블루원 리조트를 출발해서 멀지 않은 산골 입구 마을에 도착했다. 잠시 휴식하면서 차량을 오프로드 모드로 전환한 후 본격적으로 산길로 접어들었다.

먼저 탄 차는 레인지로버 스포츠였다. 2세대로 진화하면서 플랫폼을 기존 디스커버리 플랫폼에서 레인지로버 플랫폼으로 바꾸고 한층 세련된 주행 성능을 갖춘 모델이다. 터레인 리스폰스를 머드 모드로 전환하고 차고를 높여서 주행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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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그냥 일반 산길이 이어지다가 조금씩 고도를 높여가다 어느 순간 산 속에 꽤 넓은 분지가 나타났고, 이런 산 속에도 논과 밭이 일궈져 있을 뿐더러 이제는 폐허가 된 것으로 보이는 꽤 큰 부락도 나타났다. 그 때 팀을 인솔하던 인스트럭터가 무전으로 알려준 내용은 그 폐허가 된 건물들이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촬영 때 사용됐던 세트장으로, 영화 속에서 한국군 막사로 사용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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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해하며 막사 사이를 지나 계속 산 속으로 들어갔다. 잠시 뒤 또 한 폐허 부락이 나타났는데 그곳은 영화에서 미군 막사로 사용된 곳이란다. 그 옆을 지나 조금 더 산을 올라가자 여기저기 랜드로버 깃발이 꽂힌 넓은 분지가 나타났다. 이 곳이 오늘 랜드로버를 제대로 체험해 볼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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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솔차의 인도를 따라 조금 더 나아가자 눈 앞에 정말 멋진 광경이 펼쳐 졌다. 양쪽 언덕 사이로 깊이 패인 골짜기가 있는데 그 경사진 언덕에 여러 갈래의 길이 나 있는 것이었다. 첫눈에도 4륜 구동 SUV들이 많이 오르내렸음을 직감할 수 있는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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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봤더니 이곳은 개인 사유지이긴 한데 많은 오프로드 동호회원들이 자주 찾는 곳이라고 한다. 물론 재규어 랜드로버 측에서는 사전에 허락을 받고 며칠에 걸쳐서 코스를 재 정비하고 행사를 어떻게 진행할지 시뮬레이션까지 다 마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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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조로 나뉜 상태에서 각각 언덕을 내려갔다가 올라오는 과정를 반복했다. 언덕을 내려갈 때는 엑셀과 브레이크에서 발을 모두 떼고 HDC(Hill Descent Control, 내리막 주행 제어장치)가 스스로 적당한 속도로 언덕을 내려가는 것을 체험할 수 있었는데, 아래를 내려다보기 아찔할 정도의 경사(사진에서 보이는 것보다 실제로는 더 급하게 보임)인데도 브레이크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편안하게 내려갈 수 있었다. 내려가는 중간에 엑셀을 살짝 밟아보면 순간적으로 쭉 내려가지만 엑셀에서 발을 떼면 곧바로 다시 HDC가 작동하면서 적당한 속도를 유지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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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요즘 웬만한 SUV들은 HDC 정도는 갖추고 있어서 특별한 기능은 아니지만 실제로 아찔한 내리막길을 내려가보는 체험을 직접 해 볼 수 있었다는 것, 그것도 럭셔리한 레인지로버로 이런 산속에 들어와서 체험해 봤다는 것이 흥미로운 체험이다.

이제는 등판이다. 등판에서는 새로운 미션이 주어졌다. 올라가는 중간에 섰다가 다시 올라가는 것은 지금까지 많이 해 본 것이고, 랜드로버이니 만큼 후진 HDC를 체험하는 거다. 올라가다 중간에 선 후 기어를 후진에 넣고 브레이크와 엑셀을 모두 떼는 거다. 그러면 HDC가 작동하면서 뒤로 천천히 내려간다. 사실 후진에 HDC가 된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된 사실이어서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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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알게 된 새로운 사실 또 한가지는 중립에서도 HDC가 된다는 것이다. 언덕을 내려가다 기어를 중립에 놓을 일은 없지만 실수로 중립상태가 되거나 중립상태에 있다가 미끄러지게 되더라도 HDC가 작동돼서 안전하고 부드럽게 내려갈 수 있다.

2번 정도 오르락 내리락 한 후에 레인지로버로 바꿔 탔다. 레인지로버는 그야말로 SUV의 럭셔리 최고봉이라 할 만한데 그럼에도 오프로드 실력 역시 최고였다. 다만 레인지로버 스포츠와 비교하면 신형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성능이 크게 향상되면서 온 오프로드 양면에서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매력이 더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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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조를 바꿔서 먼저 레인지로버 이보크에 올랐다. 디스커버리는 워낙 오프로드 실력이 탁월한 것을 잘 알고 있어서 가장 얌전해 보이는 레인지로버 이보크로 차량을 선택했다. 이보크는 랜드로버 모델들 중 디자인이 가장 마음에 드는 차다. 인테리어도 저마다 특징이 있지만 이보크의 인테리어가 가장 스포티하고 승용차에 좀 더 가깝다.

이보크는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되어 있지 않아 차고를 높일 수 없어 깊게 파인 골이나 불쑥 튀어나온 장애물은 조심해서 피해가야 하지만 역시 터레인 리스폰스로 무장하고 있어 험로 주파력이 상당하다. 앞서 경험했던 언덕을 내려가고 올라가는 것은 이보크에게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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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언덕을 올라온 후 연속적으로 흙무더기가 있는 사이를 뒤뚱대며 지나가는 코스와 경사로를 옆으로 비스듬히 지나가는 코스도 함께 체험했다. 연속 흙무더기를 지날 때는 상황에 따라 한 두 바퀴가 아예 공중에 떠 버리기도 했지만 전자적으로 크랙션을 조절해 줘서 어렵지 않게 탈출할 수 있었고, 경사로를 옆으로 지나갈 때는 차가 거의 옆으로 쓰러질 듯 기울어진 상태로도 앞으로 잘 나가줘서 역시 쉽게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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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결국 디스커버리까지 타게 됐다. 모든 코스에서 디스커버리는 역시 최강의 실력을 자랑했다. 그러면서 험로에서 서스펜션이 가장 안정적이면서도 부드러워 승차감도 가장 좋았다. 이번에 프리랜더는 타 보지 않았지만 랜드로버의 4가지 차종 중에서 오프로드 최강자는 역시 디스커버리였다. 단순히 더 험한 길을 갈 수 있는 것을 넘어 오프로드에서의 주행 감각도 가장 매끄러운 것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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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정상의 험로 코스를 모두 주행한 후 다시 산을 내려오는 길에는 저마다 험로 주행에 자신이 붙었는지 가끔 정해진 길을 살짝 벗어나서 언덕을 기웃거려 보기도 하는 등 올라 갈 때보다 더 신나게 험로를 주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랜드로버 모델들로 오프로드 체험을 한 후에는 이어서 재규어 모델들로 온로드 시승이 마련되어 있었지만 시승이 시작되자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재규어의 성능을 제대로 끌어 낸 주행은 하기 어려웠다.

가장 인기가 많았던 F타입은 물론이고 XF와 XJ도 모두 후륜구동 모델들이라 코너링에서 과감하게 엑셀을 밟는 것이 어려웠다. 하지만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나름 다양한 길을 달리면서 재규어의 성격을 즐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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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번 재규어 랜드로버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진행을 맡은 곳이 드라이빙 마스터 아카데미인데 최근 무한도전을 통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오일기 선수가 이번 행사에 인스트럭터로 참가해서 전체적인 진행을 이끌었다. 오프로드도 세련되게 잘 진행했지만 온로드에서 재규어를 타는 동안 오일기 선수가 운전대를 잡고 있는 선두차를 따라간다는 것이 무척이나 흥분되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재규어 XF 3.0 모델에 이어 온로드 주행이지만 레인지로버 이보크를 시승했다. 이보크는 온로드에서도 탁월한 성능을 발휘했는데 이날처럼 비가 오는 경우에는 4륜 구동의 안정적인 주행이 더욱 진가를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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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한 산에서의 과격한 오프로드 주행에 이어 빗길 온로드 주행까지, 랜드로버 레인지로버에서 재규어 F타입까지, 오후 내내 다양한 코스와 다양한 모델들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나자 날은 깜깜해지고 비는 본격적으로 내리고 있었다. 몸에는 피곤이 몰려왔지만 마음은 무척이나 즐거웠다.

About 박기돈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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