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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가 함정, 그래도 빠지고 싶다, 기아 쏘울 1.6 G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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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 기아 쏘울은 미국에서 공개한 햄스터 다이어트 광고 영상처럼 몸매 라인이 좀 더 매력적으로 변했다. 인테리어도 세련되게 다듬어졌다. 파워트레인은 큰 변화가 없지만 주행 안정성은 몰라보게 좋아졌다. 1세대 쏘울을 보며 아쉬워 했던 부분을 상당히 많이 보완했다. 그런데 연비는 동급 최악이다. 다른 부분의 매력으로 과연 연비의 약세를 극복할 수 있을까?

미리 밝혀 두면 기자는 개성 있는 디자인과 톡톡 튀는 컨셉의 자동차를 무척 좋아한다. 조금 불편해도, 조금 비싸도, 조금 덜 빨라도 용서해 줄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2세대로 성장한 기아 쏘울은 무척 관심이 많이 가는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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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쏘울이 등장했을 때 컨셉트카에 비해 많이 평범해져 버린 디자인이 조금은 아쉬웠지만 그래도 양산차들 중에서는 매우 개성 강한 디자인이어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살펴 봤다. 특히 한 해 먼저 출시된 i30의 탄탄한 주행성능이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고 있어서 쏘울의 주행 성능에도 기대가 컸었다. 물론 기아는 쏘울을 RV, 혹은 CUV로 정의하지만 개성강한 디자인의 해치백으로 본다면 당시 i30와 비교하는 것이 크게 무리는 아니었다.

기아 1세대 쏘울

기아 1세대 쏘울

그런데 쏘울은 i30와 동일한 파워트레인을 갖추긴 했지만 주행감각은 전혀 달랐다. 고속 안정성도 떨어지고, 요철을 지날 때면 신경질적으로 튀는 느낌도 거북했다. 사실 그 정도만 해도 그 때까지의 국산 준중형차를 감안하면 나쁜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당시 핫한 i30가 보여 준 뛰어난 안정성에 감탄하고 있던 터라 쏘울의 주행감각은 너무나 형편없이 느껴졌을 수도 있다.

기아 1세대 쏘울

기아 1세대 쏘울

그렇게 1세대 쏘울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서서히 사라져 가는 동안 미국시장에서는 쏘울이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햄스터 광고도 재미있게 봤다.

시간이 흘러 현대 i30는 2세대로 진화했지만 디자인의 변화 외에 큰 진보는 없었다. 오히려 뒤 서스펜션이 토션 빔으로 바뀌면서 원성을 샀다. 그리고 쏘울도 2세대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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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디자인은 매우 세련되게 바뀌었다. 사실 첫 눈에 뭐가 바뀌었는지 찾아보기는 쉽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 분들은 햄스터가 다이어트 하는 미국 광고를 한번 보기 바란다. 그 광고를 보고 나면 2세대 쏘울이 1세대에 비해 매우 세련돼 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광고를 보고도 그런 느낌이 안 오는 분들은 원래 이런 차를 좋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차체 크기는 길이와 폭이 20mm, 15mm 커지고 키는 10mm 낮아졌다. 키가 조금 더 낮아졌어도 좋았겠지만 변화의 방향은 바람직하다. 휠베이스는 2,570mm 그대로다. 플랫폼의 변화 없이 새롭게 다듬었다. 기아 쏘울과 현대 i30는 지향하는 바가 조금 다르긴 하지만, 최근 미니조차도 휠베이스가 계속 길어지는 것을 감안할 때, 쏘울도 i30와 같은 휠베이스로 확대됐다면 아주 좋았을 텐데 많이 아쉽다. i30는 휠베이스가 2,650mm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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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도 많이 세련되게 다듬었다.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데시보드 좌우 끝에 자리 잡은 트위터 스피커다. 스피커가 위를 향하고 있어서 소리 전달이 제대로 되는지 좀 의심스럽긴 하지만 스피커를 알루미늄 장식으로 감싸고, 그 아래로 공기배출구까지 묶어서 원통형으로 다듬은 디자인은 정말 멋지다. 데시보드 중앙 상단에도 큰 스피커를 예쁘게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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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는 블루투스를 잘 지원하고, 액튠 오디오 시스템은 음질도 좋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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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에 따라 불빛이 밝아졌다 어두워졌다 하는 조명이 도어 스피커에 적용된 것은 1세대와 같다. 음악과 상관없이 무드조명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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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어링 휠은 디자인이 복잡하지만 미니를 생각해 보면 개성강한 이런 디자인도 적응할 만하다. 전화, 오디오, 트립컴퓨터, 크루즈컨트롤 조절 기능을 다 얹어서 기능적으로는 무척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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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페시아와 변속기 주변을 타원으로 다듬었는데, 센터페시아는 현실과 많이 타협한 분위기다. 좀 더 디자인을 강조했다면 더 좋았겠다. 모니터는 정전식 터치 스크린이 적용돼 무척 편리하다. 터치로 스크롤도 된다. USB에 담긴 음악을 스크롤해서 찾을 때 무척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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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속기 레버는 디자인도 좋고 주변도 잘 정돈했다. 타원형 하우징 위쪽에 엔진 스타트 버튼을 배치한 것도 좋다.

시트는 몸을 잘 지지해 준다. 시승차에는 히팅만 제공되고 냉방기능은 적용되지 않았다. 옵션으로 앞 좌석 통풍시트와 뒷좌석 히티드시트를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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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좌석은 i30에 비해 좁다. 아반떼나 K3에 비하면 더 좁다. 트렁크도 i30에 비하면 좁다. 예쁜 디자인을 위해 감수해야 할 부분이지만 휠베이스가 늘어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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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트레인은 이전과 같다. 1.6 가솔린과 디젤이 준비되는데, 시승차는 가솔린 엔진을 얹었다. 4기통 1.6 직분사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132마력/6,400rpm과 최대토크 16.4kgm/4,300rpm을 발휘한다. 1세대 쏘울과 현재 판매 중인 i30는 140마력/6,300rpm, 17.0kg.m/4,850rpm인데, 출력 수치를 현실화 한 결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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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실력은 무난하다. 반면 안정성은 매우 높아졌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이전 쏘울은 주행 안정성이 떨어지고 요철을 넘을 때 반응이 많이 거칠었는데, 2세대 쏘울은 고속에서도 안정성이 높아졌고, 요철을 넘어가는 반응도 매끄럽다. 서스펜션 설계가 바뀌지는 않았지만 튜닝을 통해 잘 다듬었다. 하지만 큰 키에서 오는 약간의 휘청거리는 느낌은 여전히 조금 남아 있는데, 그래도 이 정도 주행감각이면 비교적 좋은 점수를 줄 수 있겠다.

2세대 쏘울은 내 외관 디자인이 세련되게 다듬어졌고, 편의 장비도 동급 준중형 모델 수준으로 잘 갖췄다. 파워트레인은 큰 변화가 없지만 서스펜션은 무척 많이 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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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연비가 동급 모델 중 가장 나쁘다. 1.6 GDI 엔진과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공차중량 1,264kg에 복합연비가 11.6k/ℓ (도심 : 10.50km/ℓ, 고속도로 : 13.20km/ℓ)다. i30는 1,231kg에 복합연비 13.5km/ℓ이고, 아반떼는 1,245kg에 복합연비 14.0km/ℓ, K3는 1,191kg에 복합연비 14.0km/ℓ다.

차체 중량이 조금 더 무겁기도 하지만 연비가 나쁜 가장 큰 요인은 디자인에서 오는 공기저항 때문으로 보인다. 2박스카에 가깝게 앞 면이 서 있으니 저항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다. 쏘울의 톡톡 튀는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최대한 공기저항을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하겠지만 이 역시 쏘울의 매력적인 디자인을 누리기 위해서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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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동차 시장에서 연비는 무척이나 예민한 요소다. 하지만 낮은 연비에 묻어 버리기엔 쏘울의 디자인과 컨셉이 너무 매력적이다. 안정적으로 잘 다듬어진 하체도 반갑다. 평소 주행거리가 많지 않거나, 낮은 연비라는 ‘얼굴 값’에도 불구하고 ‘예쁘니까’ 용서해 줄 용기가 있는 이들의 관대한 선택을 기다릴 수 밖에 없는 것일까?

About 박기돈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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