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here: Home / Review / 겨울을 더 즐겁게, 미니 페이스맨 쿠퍼 SD ALL4

겨울을 더 즐겁게, 미니 페이스맨 쿠퍼 SD ALL4

aMNFCM01

도어가 2개인 게 부담스럽긴 하지만 컨셉이 참 좋다. 미니 페이스맨 쿠퍼 SD ALL4. 비슷한 컨셉에 도어가 4개인 컨트리맨이 있긴 하지만 컨트리맨보다는 키가 작은 페이스맨이 훨씬 멋지다. 하지만 아쉽게도 실용성 면에서는 문이 4개인 게 더 좋겠다.

번번이 기회를 놓쳐서 시승을 못하고 있다가 이제서야 페이스맨을 시승했다. 벌써 몇 차례 눈이 쏟아진 터라 시승 모델은 자연스럽게 4륜구동 모델인 ALL4가 됐고, 엔진은 디젤 상급 모델인 SD다.

aMNFCM07

페이스맨은 미니가 만든 7번째 모델이다. 해치백, 클럽맨, 컨버터블, 쿠페, 로드스터, 컨트리맨, 그리고 페이스맨.

흔히 ‘첫 눈에도 미니인 줄 알아 볼 수 있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 컨트리맨과 페이스맨은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미니라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미니라고 인지하는 것이지, 맨 처음에 미니라고 알려 주지 않았어도 과연 미니인 줄 바로 알아 차릴 수 있었을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즉 미니가 만든 재미있는 새로운 모델인 것은 인정하지만 디자인에서는 이단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재미있는 컨셉의 CUV를 미니가 만들었기 때문에 더 인기가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aMNFCM06

디자인은 미니가 헐크로 변한 모습이다. 매끈하고 동글동글한 이미지가 약간은 우락부락해진 느낌이다. 컨트리맨이 그랬고, 페이스맨은 그 모습에서 지붕을 낮게 다듬어서 더 세련되고 날렵해진 모습이다.

크기는 컨트리맨과 휠베이스와 너비가 같고, 길이는 페이스맨이 5mm 길고, 키는 페이스맨이 39mm 작다. 지붕이 뒤로 갈수록 낮아지므로 뒤쪽 키는 많이 작을 것이다. 페이스맨 SD ALL4의 크기는 4,115 x 1,786 x 1,522mm에 휠베이스 2,596mm다. 미니 해치백 쿠퍼 SD는 크기가 3,729 x 1,683 x, 1,407mm에 휠베이스 2,467mm다. 참고로 쏘울과 i30의 휠베이스는 각각 2,570mm와 2,650mm다.

aMNFCM21

인테리어는 컨트리맨과는 거의 같고 미니 해치백 쿠퍼와도 거의 비슷하게 생겨서 기억만으로 그 차이를 찾아내기는 어렵다. 아무래도 실내 크기가 다르다 보니 구성요소들의 크기에도 조금 차이가 나고 배열에도 차이가 난다. 대표적으로 정 중앙에 있는 큰 원형 속도계 좌우에 작은 원형 에어컨 공기배출구가 자리하는데, 미니 해치백 쿠퍼는 작은 원이 수평으로 배열되고, 컨트리맨과 페이스맨은 좀 더 위쪽에 배치돼 3개의 원이 미키마우스 얼굴을 하게 된다.

aMNFCM26

미니는 이제 많이 익숙한 모습이지만 여전히 화려하고 개성이 넘친다. 하지만 이미 3세대 (BMW에서 만든 모델 기준으로) 미니가 공개되었고 페이스맨은 구형 시스템이 적용된 터라 지금 기준으로는 없는 것이 많다.

우선 스마트키가 아예 없다. 키의 버튼을 눌러서 차 문을 열어야 한다. 하지만 시동은 동그란 키를 동그란 키 구멍에 맞춰서 밀어 넣은 후 그 옆에 있는 버튼을 눌러서 건다. 2세대 미니가 처음 나왔을 때 이 방식은 나름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미니다웠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보면 많이 불편하다. 새 미니는 스마트키가 적용됐겠지?

aMNFCM32

블루투스가 있지만 전화만 되고 음악 스트리밍은 안 된다. 시트는 동글동글하게 생겼지만 몸을 잘 지지해 준다. 시트에 냉방기능은 없다. 디젤 엔진이지만 오토 스타트/스톱 기능도 없다. 뭐 이제는 후대에 자리를 물려줄 모델이니 어쩔 수 없다. 사람이 참 간사하다. 조금 편해지면 금새 이전의 불편함을 참기 힘들어진다.

aMNFCM03

그건 그렇고, 미니 페이스맨, 특히 디젤 4륜 모델의 진가는 뛰어난 전천후 주행 성능이다. 쿠퍼 D도 평상시 주행에서 크게 부족하진 않지만 쿠퍼 SD는 여러 모로 주행에서 여유가 넘친다. 가끔은 스포츠 모드로 두고 달리기를 즐기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거기다 마침 시승 직전에 눈이 온 탓에 여기 저기 눈 덮인 장소를 찾아 다니는 재미도 쏠쏠하다. ALL4 덕분이다.

aMNFCM34

엔진은 4기통 2.0 DOHC 직분사 터보 커먼레일 디젤로 최고출력 143마력/4,000rpm, 최대토크 31.1kgm/1,750pm을 발휘한다. BMW 320d와 출력이 같다. 차체 크기가 비슷하면서 128마력, 26.5kg.m를 발휘하는 1.6리터 디젤 엔진을 얹은 현대 i30와 비교해 볼 수 있겠다. 엔진은 진동은 심하지 않은데 소리는 꽤 큰 편이다. 엔진 자체의 소음이 특별히 크다기 보다는 방음에 신경을 덜 쓴 탓으로 보인다.

0~100km/h 가속은 9.4초가 걸리고, 최고속도는 196km/h다. 꽤나 경쾌한 편이지만 특별히 파워풀하다고 보기는 힘들다. 하지만 넉넉한 토크 덕분에 언제든지 시원시원하게 치고 나가는 맛이 좋다. 특히 기어 레버를 왼쪽으로 밀면 스포츠 모드가 되면서 1~2단 정도 낮은 기어로 고회전을 적극 사용해서 달려 주므로 가끔 달리기를 즐기고 싶을 때 안성맞춤이다.

aMNFCM18

시프트 패들은 스티어링 휠 좌우에 똑 같은 시스템이 달려 있다. 엄지 손가락으로 누르면 시프트 다운, 중지와 약지로 밀어 올리면 시프트 업이다. 작동 방식이 마음에 들고, 특히 손가락이 닿는 위치를 정확히 잘 잡았다. JCW 버전이라면 비록 차체가 일반 미니 해치백보다 큰 페이스맨이지만 시프트 패들을 사용해서 달리는 재미가 탁월할 것 같다.

시승 중 중속 이상 고속으로 달리다 차선 변경 시 차체가 꽤 크게 좌우로 출렁거리는 반응이 나와 상당히 의아했다. 지금까지 여러 미니를 타면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반응이었다. 시승차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였다.

aMNFCM16

컨트리맨의 쿠페형이라 할 수 있는 페이스맨 쿠퍼 SD ALL4는 여전히 작은 차체지만 미니 해치백보다는 여유 있는 공간에 넉넉한 디젤 엔진과 4륜 구동으로 무장해 여러 방면에서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겨울이라면 이렇게 앙증맞은 차가 눈길을 마음껏 누비고 다니는 모습을 부담 없이 연출할 수 있어 즐겁다.

반면 해치백 계열의 미니를 타게 되면 살짝 감도는 흥분과 긴장감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 차는 그만큼 편안함이 돋보인다. 컨트리맨에 비하면 분명히 긴장감이 있을 법한데 말이다. 미니, 혹은 쿠페에 어울리는 긴장감까지 즐기려면 JCW 버전을 골라야 할 것 같다.

aMNFCM14

About 박기돈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1호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

다음의 HTML 태그와 속성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a href="" title=""> <abbr title=""> <acronym title=""> <b> <blockquote cite=""> <cite> <code> <del datetime=""> <em> <i> <q cite=""> <strike> <strong>

Scroll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