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사진을 잘 찍으려면 자동차를 많이 찍어 봐야 한다.
전문 사진가들은 종종 어떻게 하면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는지 물어오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그 때 많은 이들은 사진을 많이 찍어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답변을 하곤 한다. 다양한 시도를 통해서 스스로 배우고, 그런 경험들이 쌓여서 어떤 상황에서도 최선의 작품을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자동차 사진을 잘 찍으려면 역시 자동차를 다양한 환경 속에서 많이 찍어 보면서 경험을 통해 노하우를 습득해야 한다.
지난 쉐보레 촬영회에서 촬영된 작품들을 살펴 보면서 자동차 사진 촬영의 노하우를 조금씩 살펴보자.
우선 가장 고민이 되는 부분이 장소 선정이다. 자동차는 일단 부피가 크고, 이동과 주차가 제한된 장소, 즉, 도로와 주차장 등에 국한되기 때문에 아무 장소나 배경으로 선택할 수가 없다. 따라서 자동차를 촬영하려면 그 장소에 자동차를 세워 둘 수 있는지 여러 가지 상황을 점검해야 한다. 아름다운 산과 바다를 배경으로 사람을 촬영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자동차를 촬영하는 것은 쉽지 않은 가장 큰 이유다. 장소 선정 시 주로 고려하는 점은 자동차의 특성과 잘 어울리는 장소를 선택하는 것이다.
위 사진의 장소는 영종도 인천공항 근처의 갈대밭으로 SUV인 트랙스와 잘 어울리는 배경이다. 도로 변에 위치해 있고 마침 자동차가 드나들 수 있는 조그만 통로가 있어서 트랙스는 쉽게 이 장소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런 점에서 SUV가 장소 선정에서 좀 더 유리한 경우가 많다.
이 장소가 자동차 촬영에 특히 좋았던 것은 비행기가 내리는 길목이어서 착륙하는 비행기를 사진에 함께 담기 좋다는 점이다. 마침 시간적으로 역광이 부드러운데다 큰 구름 사이로 빛 내림이 연출돼, 앵글을 정한 후 비행기가 내리기를 기다리다 적당한 타이밍에 셔터를 누르면 됐다.
역광일 경우 피사체가 어두워지는 것을 커버하기 위해 스트로보나 반사판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영종도는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고, 바다를 배경으로 담을 수 있다는 점에서 자주 찾는 촬영 장소다. 위 사진의 장소는 거잠포 선착장으로 무의도/실미도로 가는 배를 탈 수 있는 잠진도 선착장 초입의 수산물 센터 옆에 위치해 있다. 선착장 끝 부분에 자동차를 세우면 일출과 일몰 시에도 매우 아름다운 촬영이 가능하다. 멀리 송도와 인천대교가 배경에 들어오기도 하고, 작은 섬을 배경에 넣을 수도 있다.
이 시각에는 해가 서쪽으로 많이 내려간 상황이라 자동차의 측면에 서쪽 하늘이 반영되는 각도로 차를 세우면 아름다운 옆면을 담을 수 있다. 차의 앞쪽은 역광이 되므로 원한다면 보조광을 사용해 주면 좋다.
자동차 사진의 백미는 역시 주행하는 장면이다. 주행하는 자동차를 촬영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주행하는 자동차 옆으로 다른 차를 타고 같은 속도로 달리면서 촬영하는 것이다. 위 사진은 영종대교 위를 달리는 자동차 뒤에서 다른 차로 따라 가면서 촬영한 모습이다.
주행 사진을 찍을 때 한가지 아주 기본적인 촬영 조건은 셔터 스피드를 1/60초 전후로 세팅하는 것이다. 자동차가 달리고 있더라도 셔터 스피드가 너무 높으면 자동차는 정지해 있는 것처럼 촬영되므로, 배경이 충분히 흐르고, 바퀴가 굴러가는 모습으로 촬영하려면 셔터 스피드를 낮춰줘야 한다. 또 너무 낮으면 사진이 많이 흔들릴 우려가 있으므로 주로 1/60초 전후가 적당하다.
브로셔나 광고 사진 등 상업적인 사진에서는 주행하는 자동차 사진을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해서 만들기도 한다. 위 사진이 그렇게 만들어진 사진이다. 상업사진에서는 아예 배경까지 따로 찍어서 합성하는 경우도 많다.
야경도 빼 놓을 수 없는 멋진 배경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자동차를 메인 피사체로 촬영하려면 멋진 야경을 배경으로 하면서 자동차를 세울 수 있는 공간이 확보돼야 가능하다. 위 사진의 장소는 인천 송도에 있는 인천대교 전망대 부근의 공터로 약간 언덕을 이루고 있는 곳이어서 역시 SUV가 아니면 들어갈 수 없는 장소다.
오프로드 느낌이 나는 흙 바닥과 멀리 보이는 화려한 불빛이 도심형 CUV인 트랙스의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장소다.
야경을 촬영하는 방법은 일반적인 야경 촬영법과 같다. 삼각대를 사용하는 것이 기본이고, 일몰이 시작되고 건물에 조명이 들어오기 시작하는 시간이 가장 좋은 촬영 타이밍이다. 단 배경의 노출에 맞춰 자동차에도 별도의 조명이 필요하다.
이날 촬영회는 평소 자동차를 많이 찍어 보지 못한 다른 분야의 사진가들로 하여금 그들의 시선으로 자동차를 촬영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 졌다. 촬영을 위한 자동차 피사체로는 쉐보레 트랙스, 올란도, 그리고 캐딜락 ATS가 준비되었고, 다양한 이미지 연출을 위해 레이싱모델 이은서 씨도 함께 촬영에 임했다.
촬영회가 있었던 날은 오전에 눈과 비가 쏟아지다가 촬영이 시작될 즈음부터 서쪽부터 서서히 날씨가 맑아지면서 맑은 하늘과 멋진 구름, 그리고 환상적인 햇살을 선보여 더욱 멋진 작품을 얻을 수 있었다.
출품된 작품들은 모두 온라인을 통해 다양한 형태로 선 보여지고, 수상작은 향후 모터쇼 등에서 오프라인 전시회에로도 전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