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here: Home / Review / 기아 K3 1.6 디젤 시승기, 정말 경쟁력 있나?

기아 K3 1.6 디젤 시승기, 정말 경쟁력 있나?

aK3D01

현대 아반떼에 이어 기아 K3에도 디젤 엔진이 얹혔다. 호평을 받은 아반떼 디젤에 이어 등장한 K3 디젤은 기아 브랜드의 특성이 그렇듯 아반떼보다 좀 더 다이나믹하고 안정적인 운동성능이 돋보인다. 더불어 디젤 엔진의 가장 큰 약점인 진동과 소음 부분에서도 경쟁모델 대비 뒤지지 않는 정숙성을 확보했다. 뛰어난 연비는 기본이다. 바야흐로 국산 세단에도 운동성능과 연비에서 모두 뛰어난 디젤 엔진 시대가 열리고 있다.

우선 K3 디젤을 대하는 첫 마음은 반가움이다. 그 동안 다양한 독일산 수입 디젤 승용차를 접하면서 여러 모로 매력이 넘치는 디젤 모델에 푹 빠졌었고, 국산차 중에서는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많지 않음을 아쉬워 했었기 때문이다.

국산차에서 디젤 엔진은 오랫동안 SUV의 전유물이었다. 다행히 유럽 수출형 i30에 디젤 엔진이 얹히면서 국내에서도 i30 디젤을 경험할 수 있게 되었고, 이어 i40와 엑센트, 기아 쏘울에도 디젤 엔진이 얹히면서 디젤 엔진 라인업이 늘어나기 시작했지만 본격적으로 확대되지는 못하고 있었다.

이전에 아반떼와 쏘나타, 프라이드 등에 간간이 디젤 엔진이 얹히긴 했지만 디젤 승용차에 대한 인식이 낮은 데다가 완성도 면에서도 경쟁력이 떨어지다 보니 큰 의미가 있는 판매가 이루어지지는 못했다. 쉐보레도 크루즈에 2.0 디젤엔진을 얹어 뛰어난 성능이 주목을 받았지만 판매 대수는 그리 많지 않았다.

반면 i30, i40, 엑센트는 디젤 엔진의 판매 비중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나 본격적인 디젤 승용차 시대를 예고했다. 그리고 드디어 아반떼에 이어 K3 디젤이 등장한 것이다.

aK3D04

K3 디젤 역시 외관에서 디젤 모델임을 구분할 수 있는 디자인상의 변화는 없다. 엉덩이에는 VGT 배지 대신 에코/다이나믹이라는 배지가 붙었다. K3 디자인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라디에이터 그릴로 살짝 손을 뻗은 헤드램프와 차체 옆면의 선 굵은 캐릭터 라인 등에서 강인함이 묻어 난다.

aK3D28

인테리어는 여유와 기능이 돋보인다. 포르테에 비해 휠베이스가 늘어나 2,700mm가 되면서 실내 공간은 매우 여유로워졌다. 평소 작은 차를 선호하는 입장에서 볼 때 어린 자녀를 둔 가족 용 차로 굳이 더 클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다.

실내에서 여전히 시선을 끄는 부분은 운전자 쪽으로 몸을 살짝 비튼 센터페시아다. 계기판 위를 지나 센터페시아 아래를 감아 도는 카본 느낌의 장식이 더해져 스포티한 멋이 잘 살아있다. 센터페시아 상단에는 디지털 시계가 자리하는데, 다소 복고적인 느낌이 들지만, 운전하면서 가끔 계기판과 네비게이션 화면으로 시선을 옮겨가며 시계를 찾아 헤매는 것을 생각하면 반갑다. 돌출된 센터페시아 아래에는 큼직한 수납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활용도가 높다.

aK3D23

연비 좋은 디젤차를 타다 보면 평균 연비를 수시로 확인하곤 하는데, K3는 계기판 가운데 모니터의 트립컴퓨터 모드에서 주행가능 거리, 평균 연비, 순간 연비를 한 화면에 다 보여주고 있어 무척 편리하다.

계기판의 모니터 내용은 스티어링 휠의 버튼 3개로 쉽게 조작할 수 있다. 세팅에서는 원터치 방향 지시등의 깜박이는 횟수도 선택할 수 있다. 아예 꺼버리거나 한번 터치에 3번, 혹은 5번을 깜빡이도록 선택할 수 있다. 3번으로는 왠지 부족하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그런 상황을 잘 파악한 모양이다.

aK3D32

K3의 경쟁력으로는 넓은 실내 공간에 더해 풍부한 편의장비를 우선 들 수 있다. 대표적으로 운전석과 동반석에 모두 냉방시트가 적용된다. 2천만원 미만의 준중형 차에서 냉방시트를 경험할 수 있는 것은 아마 국산차 밖에 없을 것이다. 최상위 트림을 선택하거나 그 아래 트림에서 시트 패키지를 선택하면 뒷좌석에도 히팅시트가 제공된다. 개인적으로 냉방시트는 국산 준중형차의 최고 경쟁력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시트는 버켓타입이어서 몸을 잘 지지해 준다. 뒷좌석에는 에어컨 송풍구도 마련했다.

사이드 미러는 도어 손잡이의 버튼을 눌러 문을 잠그면 자동으로 접히도록 해 두면 무척 편리하다. 차에서 꽤 멀리 떨어져서도 사이드 미러의 접힌 모습을 보고 문을 잠갔는지 확인할 수 있어서다. 운전자가 차 근처에 가면 사이드 미러가 자동으로 펴지는 것도 재미있다. 마치 차가 주인을 환영해 주는 것 같다.

aK3D26

이 외에도 운전자의 편의를 돕는 장비는 무척 꼼꼼하게 마련했다. AUX, USB는 물론 DVIX 재생, 블루투스 오디오 스트리밍, 하이패스 등이 잘 갖춰진 것은 이제 국산차에서는 너무나 당연하다. 블루투스로 음악을 들을 때 멜론 같은 음악 프로그램까지도 스티어링 휠의 리모컨 버튼으로 조작할 수 있는 것도 국산차가 아니면 기대하기 힘든 편리함이다. 크로즈 컨트롤도 어느 샌가 다시 장착되고 있다.

K3 디젤에는 자동차가 멈추면 자동으로 시동을 꺼 주는 고급형 ISG가 기본으로 적용됐다. 무척 반가운 기능이다. 다양한 수입차에서 많이 경험하다 보니 이제는 자동차가 멈추었는데도 계속 시동이 걸려 있으면 그 동안 소모되는 연료가 무척 아깝게 느껴질 정도다. 특히 K3 디젤의 ISG는 시동이 꺼질 때나 다시 켜질 때의 진동도 매우 잘 억제돼 있다. 실력이 많이 늘었다.

aK3D35

엔진은 현대 i30 이후 쏘울과 엑센트, 아반떼에도 얹히고 있는 1.6리터 VGT로 최고출력 128마력/4,000 rpm, 최대토크 28.5kg.m/1,900~2,750 rpm을 발휘한다. 변속기는 자동 6단이고, 연비는 복합 16.2km/ℓ (도심 : 14.6km/ℓ, 고속도로 : 18.5km/ℓ)로 매우 뛰어나다.

디젤 승용차를 탄다고 하면 많은 이들이 시끄럽지 않냐고 물어 오지만, 사실 소음이나 진동 보다는 넉넉한 토크가 주는 파워풀한 주행에서 오는 만족감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물론 소음이나 진동이 가솔린 모델 수준일 수는 없지만, 그것도 아이들링 상태에서 조금 시끄러운 수준이고, 주행 중에는 무척이나 조용하다.

aK3D10

아반떼 디젤을 시승하면서 무척 만족도가 높았던 만큼 K3 디젤은 처음부터 기대가 더 높았다. 기본적으로 K3 쪽이 주행 안정감이 더 좋기 때문이다. 시승하는 동안 K3 디젤은 파워풀한 달리기와 고속 안정성 등에서 모두 뛰어난 실력을 자랑했다. 특히 수동모드에서는 2천 rpm을 넘기면서 뿜어져 나오는 토크가 짜릿하다. 4,500rpm 부근까지밖에 회전이 올라가지 못하는 디젤 엔진임이 무척 아쉬울 정도다. 변속기는 수동으로 조작할 때 조작감도 나쁘지 않다.

aK3D27

많은 이들이 디젤차를 선택할 때 가장 크게 기대하는 부분은 역시 연비다. 그래서 이번 시승에서는 주행 상황에 따른 연비를 다양하게 측정해 봤다.

우선 도심에서 평상 시 생활하는 방식으로 주행했을 때 연비는 15km/ℓ 전후가 나왔다. 무척 높은 수치다. 용인 서울 고속도로와 경부 고속도로, 외곽 순환 고속도로 일부를 다닌 연비까지 더하자 19km/ℓ 전후로 올라갔다. 촬영을 위해 송도를 다녀 오는 길에는 일부러 고속도로를 100km이상 주행했다. 고속도로에서만 측정한 연비는 21.7km/ℓ가 나왔다. 그것도 일부 구간에서는 가속 테스트까지 한 수치다. 전반적으로 공인연비보다 높게 나왔다. 물론 나름대로 연비에 신경 쓰면서 주행한 결과다.

aK3D08

좀 색다른 연비 테스트도 해 봤다. 사진 촬영을 위해 찾은 시화 방조제 구간을 크루즈컨트롤을 사용해서 정속 주행하면서 구간 연비를 측정해 봤다. 속도가 60km/h에 맞춰 졌을 때 연비 리셋 버튼을 누르고 일정 거리를 계속 같은 속도로 달려서 정속 주행 연비를 재고, 같은 방식으로 70, 80, 90, 110km/h 에서의 정속 주행 연비를 잰 것이다.

aK3D24

60km/h에서는 24.9km/ℓ, 70km/h에서는 28.4km/ℓ, 80km/h에서는 28.0km/ℓ, 90km/h에서는 26.3km/ℓ, 100km/h에서는 23.4km/ℓ, 110km/h에서는 19.8km/ℓ 이 나왔다. 평지라 하더라도 약간의 고저차이는 있을 수 있고, 또 바람의 세기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으므로 정확한 데이터로 보기는 어렵지만 속도에 따른 연비 변화를 대략적으로 파악해 볼 수는 있는 데이터 정도는 된다. 속도와 연비는 모두 계기판 기준이며, 60km/h에서는 5단, 70km/h 이상에서는 6단으로 주행했다.

K3 디젤로 최악의 연비는 얼마나 나올까? K3 디젤로 달릴 수 있는 최고속인 200km/h 정도의 속도로 계속 달릴 수는 없고, 차량 통행이 어느 정도 있는 고속도로에서 수동모드를 사용해서 레드존을 계속 사용하면서 달렸을 때도 연비는 9km/ℓ 정도가 나왔다.

위의 결과는 어떤 조건에서 연비가 가장 높은지를 말해준다. 당연히 운전 습관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aK3D11

K3 디젤은 매우 높은 경쟁력을 갖췄다. 평소 주행거리가 많지 않은 이들은 차 가격을 고려하면 디젤 모델 대신 가솔린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주행을 많이 하는 이들은 디젤을 보다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만하다. 연비 뿐 아니라 파워풀한 주행 성능 또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매력이다.

유럽 디젤 차와 비교하면, 가격 부분을 빼고도 경쟁력은 꽤 높다. 그만큼 완성도가 높아졌다는 뜻이다. 듀얼 클러치 변속기나 자동 8단 변속기를 장착한 모델에는 변속기에서 확실히 열세일 수 밖에 없다. 그 부분을 제외하면 기본 경쟁력은 크게 뒤지지 않는다. 가격까지 고려하면 경쟁력은 탁월해 진다. 국산차이니만큼 가격이 훨씬 싼데도 편의 장비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다. 스마트 키와 열선 스티어링 휠, 냉방 시트 등이 대표적이다.

그 동안 독일 디젤 승용차를 시승해 오면서 늘 가지게 되었던 부러움 하나는 평소에도 다이나믹한 주행을 부담 없이 마음껏 즐길 수 있으며, 그렇게 달려도 연비가 기대 이상으로 높다는 것이었다. 이제 K3 디젤이 그 동안의 부러움을 보상해 줄 수 있게 되었다.

aK3D14

About 박기돈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1호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

다음의 HTML 태그와 속성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a href="" title=""> <abbr title=""> <acronym title=""> <b> <blockquote cite=""> <cite> <code> <del datetime=""> <em> <i> <q cite=""> <strike> <strong>

Scroll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