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가 1950년대 포뮬러 원(F1) 무대에서 사용했던 전설적인 경주차 W 196 R ‘스트롬리넨바겐(Stromlinienwagen)’이 경매에 출품된다. 이 차는 초기 F1 시절의 상징으로,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경주차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1955년 부에노스아이레스 그랑프리에서 데뷔한 이 차는 후안 마누엘 판지오가 운전하며 1-2위 승리를 기록했고, 같은 해 이탈리아 그랑프리에서는 서 스털링 모스가 운전해 가장 빠른 랩과 함께 또다시 1-2위를 차지하며 레이싱 경력을 화려하게 마무리하기도 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W 196 R 모델 10대를 보유하며 철저히 관리했지만, 이후 4대를 외부에 기부했다. 이번 경매에 출품되는 9번 차대는 인디애나폴리스 모터 스피드웨이 재단으로 기부된 차량으로, 현재까지 두 차례 재도장을 거쳐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경매를 주관하는 RM 소더비는 1955년 시즌 종료 당시 스트림라인 바디워크를 장착한 네 대 중 하나이며, 사적 소유로 제공되는 유일한 모델이라고 밝혔다. 차량의 예상 경매가는 5500만달러(한화 약 7150억원)를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경매는 2022년 메르세데스 300 SLR 울렌하우트 쿠페 1억4300만달러 낙찰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차량에 기록된 사건 이후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다. W 196 R은 울렌하우트 쿠페만큼 희귀하지는 않지만, F1 역사에서의 상징성과 경주 성적 면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에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다. RM 소더비는 “이 차량은 레이싱의 황금기를 대표하며, 경매 시장에서 그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동훈 모터리언 에디터 @ dyook@me.com 기사 작성일 : 2024.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