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인터뷰＞벤츠, 한국 전기차 시장의 신뢰 회복 위해 협력 강화 약속

[독일, 슈투트가르트 = 박기돈 모터리언 편집장] 벤츠가 배터리 개발과 윤리적 책임을 강조하며 안전성과 지속 가능성 확보에 집중하기로 했다.

지난 20일부터 진행된 한국 자동차 출입 기자단의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공장 필드트립에서 주요 임원진과의 인터뷰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메르세데스-벤츠는 전동화 시대를 맞아 배터리 안전성 강화와 지속 가능한 생산 체계 구축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설명했다. 최근 전기차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진 만큼, 이번 행사에서는 전동화 기술과 윤리적 공급망 구축에 대한 벤츠의 구체적인 계획이 주목을 받았다.

이날 인터뷰이였던 메르세데스-벤츠 그룹의 배터리 개발 책임자인 우베 켈러(Uwe Keller) 박사는 최근 한국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와 관련해 “배터리 안전성 강화와 사고 방지를 위한 추가 기술 개발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배터리 설계와 공급업체 선정에 있어 메르세데스-벤츠의 엄격한 품질 관리 기준을 강조하며,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켈러 박사는 또한 “모든 배터리 셀은 표준 설계 방식과 품질 관리 절차를 거쳐 개발된다”며 “열 폭주를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 국과수의 조사 결과 발표에 대해 그는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라 구체적인 의견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소비자와의 신뢰 회복을 위해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인터뷰이 카르스텐 브레크너 박사(파워트레인 구매 및 공급사 품질 총괄)는 메르세데스-벤츠가 한국 배터리 업체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배터리 공급사들은 각기 다른 강점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배터리의 성능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글로벌 생산 및 공급 능력을 갖춘 공급사와의 파트너십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브레크너 박사는 특히 한국의 배터리 업체들이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혜택을 받음으로써 메르세데스-벤츠의 미국 전기차 시장 확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한국의 전기차 안전 규제 강화에 대해서도 지지하는 입장을 밝히며, “한국 정부의 배터리 사전인증제 도입은 전기차 배터리 품질의 새로운 기준을 세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배터리 원재료와 윤리적 책임에 대한 질문에 켈러 박사는 “메르세데스-벤츠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엄격한 윤리 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며, 인권 보호를 위해 공급업체에 IRMA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탄소 배출량 절감을 목표로 하는 ‘앰비션 2039’ 계획을 통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있다고 밝혔다.

켈러 박사는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배터리 생산에 사용되는 자원의 순환성을 높이겠다”며, 쿠펜하임 재활용 공장과 같은 시설을 통한 자원 회수 시스템을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노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전기차 생산과 윤리적 책임을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시기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2020년대 후반 도입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초기에는 반고체 형태로 출시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한국의 배터리 공급업체들과도 협력해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으며, 차세대 기술을 통해 배터리 화재의 위험을 줄이는 것이 목표”라고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마티아스 바이틀 CEO는 한국 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 신뢰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하며 “한국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피드백을 중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