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귀한 V12기통 혈족, 페라리 12실린드리 등판

터보도 하이브리드도 없이, 6.5리터 V12 엔진을 뽐낸다.

페라리는 전통과 첨단 기술을 동등하게 받아들이는 독특한 방식으로 유명하다. 아마도 새로나온 12실린드리(Cilindri)에서 가장 분명하게 나타난다. 12실린드리는 812 슈퍼패스트(Superfast)의 후속 모델로, 12실린드리 스파이더 모델과 함께 지난 2일 미국 마이애미에서 베일을 벗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차량은 12기통 엔진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준다.

6.5리터 65도 엔진 유닛은 20년 전 엔초에서 처음 사용된 페라리의 F140 V12의 최신 버전이다. 여기서 이 엔진은 자연 흡기 방식으로 9250rpm에서 819마력, 7250rpm에서 500lb-ft의 토크를 발휘하며, 레드라인은 무려 9500rpm에 설정돼 있다. 하이브리드 보조도 없이, 페라리는 전동화에 의존하지 않고도 모든 관련 배출 기준을 충족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엔진은 812콤페티지오네(Competizione)의 엔진과 매우 유사하며, 티타늄 연결 막대와 유압 리프터 대신 강성 시스템을 갖춘 롤러 핑거 팔로워를 사용하는 밸브트레인을 완비하고 있다. 독특한 기능으로는 ‘애스퍼레이트 토크 쉐이핑(Aspirated Torque Shaping)’이라 불리는 시스템이다. 전자기기를 사용해 3단과 4단에서 토크 곡선을 수정하는 방식이다.

엔진과 함께 장착된 것은 8단 듀얼 클러치 기어박스로, 뒤쪽에 장착돼 812의 변속기보다 30% 빠른 변속을 약속한다. 812가 도로에서 가장 빠르게 변속하는 차 중 하나였기 때문에, 이것이 어떤 느낌일지는 상상만 해도 놀라운 일이다. 21인치 타이어로 전환하면 기어비가 5.0% 단축돼 가속 성능이 향상된다. 페라리는 이 차의 제로백이 2.9초, 200km/h 도달 시간은 7.9초 미만이라고 했다. 스파이더는 각각 2.95초와 8.2초로 약간 느리다. 두 모델 모두 최고속도는 340km/h 이상이다.

크기면에서 12실린드리는 812 슈퍼패스트보다 약간 크지만 휠베이스는 1인치가 짧다. 디자인은 로마(Roma) 모델과 유사하며 기술적인 디테일이 더해졌다. 후드 앞과 라이트 사이의 검은 패널은 초기 모델인 365 GTB/4 데이토나(Daytona)에 사용된 플렉시글라스 패널을 참조한다. 정말로 전체적으로 매우 데이토나스러운 느낌이다.

내부에는 이제 전통이 된 페라리 스티어링 휠이 많은 컨트롤로 장식되어 있지만, 많은 새로운 모델과 달리 중앙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가 있다. 그 외에도 캐빈은 푸로산게(Purosangue)에서 본 것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뒷좌석은 빠져 있다.

예상대로, 12실린드리는 페라리의 최신 초고급 섀시 제어 시스템을 모두 갖추고 있다. 타이어 그립 수준을 더욱 빠르게 끌어올리는 슬라이드 슬립 컨트롤(Side Slip Control) 8도 포함된다. 또한, 뒷바퀴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조향할 수 있는 독창적인 독립형 4륜 조향 시스템도 들어갔다. 앞쪽 타이어는 275/35ZR21, 뒤쪽은 315/35ZR21로, 구매자는 미쉐린 파일럿 스포트 S 5(Michelin Pilot Sport S 5) 또는 굿이어 이글 F1 슈퍼스포트(Goodyear Eagle F1 Supersport) 타이어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페라리는 12실린드리의 건조 중량(운전에 필요한 유체를 제외한 무게)만을 밝혔으므로 정확한 무게는 알 수 없다. 쿠페의 건조 중량은 1568kg이고 스파이더는 1619kg이다. 따라서 운전 준비 상태에서는 대략 1678kg에서 1723kg 사이일 것. 또한, 12실린드리는 812보다 15% 더 강성이 높다고 한다.

가격은 쿠페 모델 39만5000유로(약 5억7790만원), 컨버터블 모델은 43만5000유로(약 6억3640만원)이다. 다만, 이 차의 판매 물량이 이미 몇 년치는 모두 팔렸다는 것. 페라리, 특히 V12 페라리는 그런 식으로 판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