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자동차 판매량 중에서 SUV를 포함한 레저용 차량(RV) 판매비중은 54%로 집계됐다. 두 대 중 한 대가 RV인 셈.
국내에서 유독 인기몰이 중인 SUV는 여유로운 공간과 실용성, 편의성은 물론, 차박과 캠핑 등 아웃도어 레저 활동의 확산과 맞물려 있다. SUV의 뜨거운 인기에 완성차 업체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현대차와 제네시스는 올해 팰리세이드 개선모델과 GV70 전동화 모델을, 기아는 최근 신형 니로 판매를, 르노삼성 역시 소형 SUV XM3 하이브리드모델 출시를 예고했다.
한국지엠도 2022년을 맞아, 1월 12일 쉐보레 브랜드의 맏형인 초대형SUV 타호를, 26일에는 신형 트래버스 출시를 예고하며 올해 본격적인 대형 SUV 시장공략에 나섰다. 특히 2019년 2세대 모델로 국내에서 판매되던 트래버스는 미니밴과 SUV의 장점을 두루 갖춘 모델이다. 부분변경 모델로 국내에 출시되는 2022년형 트래버스는 편의사양을 대폭 보강해 출시된다.
2019년, 쉐보레 포트폴리오의 60%를 SUV와 픽업트럭으로 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 한국지엠. 올해 한국지엠의 공격적인 대형 SUV 신차 출시는 쉐보레가 자신있게 개척해온 SUV의 역사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트래버스, 1935년부터 이어 온 쉐보레 SUV 헤리티지를 담다
수입 대형 SUV시장을 개척해가고 있는 트래버스는 타 경쟁사와는 차별화된 역사와 정체성을 갖는다. SUV를 가장 먼저 만든 브랜드가 쉐보레이기 때문이다.
쉐보레는 1935년 세계 최초 SUV모델인 ‘서버번 캐리올(Suburban Carryall)’을 탄생시켰다. 당시 서버번은 8인승 모델로서, 상업용 운송수단의 필요성에 따라 0.5톤 상업용 트럭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대공황시기였던 1930년대에는 미국 정부의 뉴딜정책과 맞물려 공공근로 노동자의 운송을 돕는 승합차로 주목 받았다.
이후로도 서버번은 꾸준하게 개량되어가면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1940년에는 2세대 모델이 2차 세계 대전의 군수용품으로 납품되었다. 1960년 출시한 5세대 모델은 트럭 기반의 디자인에서 현대 SUV형태와 유사한 독자적인 형태의 디자인으로 탈바꿈한다.
현재까지도 쉐보레 서버번은 세계에서 가장오래된 SUV로 트래버스는 물론 트랙스(Trax)와 타호(Tahoe)등 다양한 SUV 모델의 역사와 정체성을 설명하는 출발점 역할을 하고 있다.
신형 트래버스, 대형 프리미엄 수입 SUV의 기준을 확립하다
2019년 국내에 첫선을 보인 트래버스는 대형SUV가 지녀야할 다재다능함과 탄탄한 기본기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1세대 모델이 여유로운 실내공간과 거주성이 강조되는 미니밴과 다재다능한 SUV의 역할을 결합시킨콘셉트로 디자인됐기에 트래버스는 대형 SUV임에도 불구하고 약 5.2미터 전장, 초대형SUV에 육박하는 큰사이즈를 지니고있다. 전폭 2,000mm, 전고 1,785mm, 3미터가 넘는 휠베이스가 이를 증명한다. 3열 레그룸 역시 동급 최대다.
큰 차량 크기를 감안해 고성능 3.6리터 6기통 직분사 가솔린 엔진(최고출력 314마력,최대토크36.8 kgㆍm)과 하이드라매틱 9단 자동변속기, 전륜ㆍ후륜구동을 상시 전환할 수 있는 스위처블 AWD(Switchable AWD)시스템 등 강력한 파워트레인이 탑재됐다.
지난 26일 사전예약이 시작된 신형 트래버스는 편의사양이 대폭 개선됐다는 평가다. 신형 트래버스 전 모델에는 △주행속도를 설정하면 앞차와의 차간거리를 자동으로 조정하며, 정차/재출발 기능이 포함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daptive Cruise Control)’ △4대의 카메라로 차량외부를 360도 모든 각도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서라운드 비전카메라, △차량 탑승 시 무선으로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에 자동으로 연결되는 ‘무선 폰 프로젝션(Wireless Phone Projection)’이 기본으로 탑재된다.
디자인 역시 변화를 거쳤다. 최신 쉐보레 패밀리룩이 적용된 신형트래버스는 헤드램프가 하단으로 자리를 옮기고 그 자리에는 방향지시등이 결합된 새로운 LED 주간주행등이 위치한다. 하단에도‘ㄱ’자 모양의 LED 보조주간주행등이 적용됐다. RS/Premier 트림에는 각각 새로운 디자인의 휠이 적용된다.
또한 1열 센터 에어백과 후방디스플레이 룸미러를 비롯해 15가지 능동 안전 사양이 기본 트림부터 탑재된다.
특히 신형트래버스에는 국내에는 첫선을보이는 하이컨트리(High Country)모델이 추가된다. 하이컨트리는 쉐보레의 대형 SUV와 RV 라인업에만 적용되는 브랜드 최고 등급으로 차별화된 디자인과 편의 사양이 탑재된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쉐보레트래버스는 타호와 함께 올해 국내 수입 SUV 시장의 지각변동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지엠 SUV 포트폴리오의 전략모델”이라며 “입증받은 주행성능과 탁월한 실내공간, SUV 본연의 활용성에 더해 새로운 디자인, 첨단 편의 사양이 추가된 트래버스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아메리칸 대형 수입 SUV의 진가를 재확인시킬것”이라고 말했다.
1935년 서버번으로 시작된 쉐보레 SUV의 역사. 길어지는 코로나19와 레저활동 인구의 지속적인 증가로 대형 SUV시장은 올해도 그 인기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 한국지엠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